원유철·안상수·홍준표 태극기집회 참석 반대…이인제·김문수 꾸준히 참석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여당인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은 헌재에 대패 탄핵안을 기각하거나 각하하라고 일제히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탄핵에 반대하는 일명 '태극기집회' 참석 여부를 놓고는 저마다의 소신에 따라 찬반으로 갈라진 실정이다.
태극기 집회에 적극 가세해 탄핵기각 주장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쪽과 야권의 '광장정치'를 비판해온 여당의 대선주자들이 태극기 집회에 나갈 경우 자기모순에 빠질 수 있다는 쪽으로 나뉜 것이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원유철·안상수 의원은 정치권이 집회참석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원유철 의원은 이미 기자회견 등을 통해 "여야 정치권이 '광장정치'에 나서기보다는 여의도 국회에서 정치적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며 "'혁명', '내전', '테러' 등 섬뜩한 단어들로 대선주자들이 헌재를 압박하지 말고 헌재의 결정에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안상수 의원도 정치권이 집회에 나가 갈등을 부추기기보다는 인용과 기각을 주장하는 모두를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선동하거나, TV에 비친 모습으로 지지를 얻기 위해 집회에 나가는 것은 국가를 운영하려는 대선주자의 자세로 옳지 않다"며 "야당 후보들이 먼저 그런 대열에 섰던 것은 사실이고 그 후 한국당 일부 의원들도 집회에 나갔지만, 적어도 대선주자급이라면 더 신중하고 자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한국당의 대선주자로 떠오른 홍준표 경기지사 역시 정치권의 태극기 집회참석에 부정적이다.
촛불집회가 헌재의 결정을 압박하자 이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태극기집회가 생겨났다고 보지만 두 집회 모두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민중주의'라는 것이다.
홍 지사 측 관계자는 "촛불집회 대항의 성격으로 태극기집회가 정당성을 가질지는 모르지만 홍 지사가 집회에 나가 발언할 생각은 없다. 촛불이든 태극기든 헌재를 압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태극기 집회에 나가는 분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현재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는 모두 인민재판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태극기 집회에 꾸준히 참석해 탄핵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들은 전날에도 중구 대한문 앞 집회와 청계광장 집회에 각각 참석했다.
김 전 지사는 집회에서 "한국당의 국회의원들이 탄핵 각하 또는 기각을 바라는 서명을 할 수 있도록 태극기를 많이 흔들어달라. 저는 국방 안보를 지키기 위해 사드를 배치하고 북한 핵이 없어질 때까지 이 태극기를 힘차게 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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