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시 어니스트 前 백악관 대변인 일갈…민주당도 트럼프 맹공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도적인 '오바마 때리기'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이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조시 어니스트는 5일(현지시간) ABC 방송의 '디스 위크'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트럼프 백악관의 위기관리 교본에는 한 페이지가 있는데 그것은 단지 스캔들을 호도하기 위해 트윗을 하거나 터무니없는 뭔가 떠들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스캔들이 커지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도 점점 더 터무니없어진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측근들과 러시아 당국 간의 내통 의혹, '러시아 커넥션'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이를 덮기 위해 트위터에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새벽 트위터에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끔찍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선거) 승리 직전 트럼프 타워에서 전화를 도청했다는 걸 방금 알았다. 이것은 매카시즘!", "매우 신성한 선거 과정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내 전화를 도청하다니 정말 저급하다.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감이다. 나쁜(혹은 역겨운) 사람!"이라는 등의 주장을 쏟아냈다.
야당인 민주당 인사들도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시민이나 어떤 대통령에 대해 도청을 지시했다고 말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것"이라면서 "그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일종의 잘 포장된 비방이다. 뭔가 지어내고 언론이 보도하게 한 뒤 '모두 그렇게 쓰고 있다'고 말하는 식"이라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그들(언론)이 계속 말하게 하는 것은 독재(정권)의 한 수단"이라고 일갈했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을 다른 사안을 끌어들여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화제 바꾸기의 대가'(deflector in chief)라고 비아냥거렸다.
크리스 쿤(델라웨어) 상원의원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 도청 지시 발언에 대해 "놀랄만한 주장"이라고 비꼬면서 "주제를 바꾸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시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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