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구실 바퀴 역동성ㆍ균형감 탁월…구글 로봇, 기능 중시 시사"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머리와 몸통, 팔과 다리가 인간의 신체와 유사하게 생긴 로봇을 휴머노이드(humanoid)라고 한다. 그래서 인간과 얼마나 유사하고 인간의 행동을 얼마나 잘 모방할 수 있느냐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지향점이자 관건이었다.
그런데 최근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산하 로봇 개발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투자자 설명회에서 공개한 '핸들'이라는 로봇은 인간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지만, 마치 롤러블레이드 선수처럼 빠르고 유연한 바퀴 다리를 가지고 있다.
평균 시속 13㎞의 빠른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바퀴를 이용해 점프나 회전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계단이나 눈이 쌓인 언덕도 인간보다 빠르고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핸들의 모습은 당시 설명회에 참석했던 벤처 투자가 스티브 저빗슨이 촬영해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1.2m 높이의 장애물을 수직으로 뛰어넘은 뒤 360도 회전해 정지하거나, 점프로 선반을 올라타 주행하다가 하강하는 기술, 또 착지할 때나 회전할 때 다리를 자연스럽게 굽혀 안정감을 배가시킨 기능은 수준급 피겨 스케이팅 선수를 연상하게 한다.
평평하지 않은 장애물 구간을 한쪽 다리는 굽히고, 한쪽 다리는 펴서 평지를 갈 때와 똑같은 속도로 통과할 때의 균형감은 매우 인상적이다.
저빗슨은 "다리를 바퀴와 결합한 새로운 시도로 매우 다이내믹하면서 체중을 유지하는 균형감이 돋보인다"며 "(로봇에게는) 바퀴가 다리보다 더 유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핸들은 키는 190㎝가량의 장신이면서 이 가운데 머리가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팔과 다리의 형체만 갖췄을 뿐 움직이는 기계로만 보일 뿐이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4일(현지시간) "비록 이 로봇이 연구개발용으로 만들어졌지만, 구글의 미래 로봇은 인간과 유사한 모양의 로봇을 만들기보다는 기능에 주안점을 두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그동안 마치 애완견과 유사하면서도 집안의 잡일을 도와주는 4족 보행 로봇 '빅 독'과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틀라스 등을 개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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