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이 지난 2일 '식수절'(우리의 식목일)을 맞아 대대적으로 시행한 나무 심기가 형식에 그치면서 산림 황폐화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을 인용해 6일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3월 2일 식수절을 맞아 전(全) 인민이 나무 심기에 동원됐다"며 "중앙의 지시에 따라 각 기관, 기업소, 단체별로 나무 심기가 조직됐다"고 RFA에 전했다.
이 소식통은 "기관, 기업마다 종업원 수에 따라 산림조성 면적을 분할해줬는데, 묘목을 자체로 사야 했다"며 "무산군은 산림조성에 필요한 묘목 구입으로 공장, 기업소들과 동사무소들에서 내화(북한 돈) 2천원씩 거뒀다"고 밝혔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식수절에 산에 나무를 심는 사람들보다 뒷짐을 지고 큰소리만 치는 간부들이 더 많았다"며 "힘없는 사람들만 직접 필요한 도구와 식사준비까지 해와서 나무를 심는 흉내만 냈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이 집권 후 해마다 나무 심기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산들이 갈수록 황폐해지고 있다"며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어 놓은 나무를 잘 관리해야 하는데 산림조성 사업에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림화, 원림화는 공허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함경북도 청진시는 지난해에도 수해복구를 위해 산에 있는 나무를 마구 베어내 송이버섯 생산지로 보호를 받던 청암구역 소판장과 대판장 산림마저 완전히 벌거숭이 산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의 집권 첫해인 2012년 모든 산을 10년 안에 '황금산', '보물산'으로 만들겠다는 국토관리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북한 관영 라디오 매체인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국토환경보호성 중앙양묘장에서 산림복구에 필요한 2천500만여 그루의 묘목을 기르는 성과를 이룩했다고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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