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비트랩에 인간방패까지"…수세 몰린 IS, 모술서 온갖 만행

입력 2017-03-06 10:26  

"부비트랩에 인간방패까지"…수세 몰린 IS, 모술서 온갖 만행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 서부에서 이라크 정부군의 압박 공세에 힘겹게 저항하고 있는 수니파 급진단체 이슬람국가(IS)의 만행을 고발하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IS는 이라크군의 도시 진입에 대비해 시내 곳곳에 부비트랩을 설치하고 주민들을 인간방패로 삼는 등 자신들의 트레이드마크인 잔혹 행위를 서슴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라크군이 모술 서부 탈환 총공세에 나선 지난주 극적으로 도시를 탈출한 수만명의 주민들 입을 통해 IS의 야만적 행위에 관한 소문이 퍼져나가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모술 교외에서 양치기 생활을 하던 76세의 가장 알리 무하마드 칼리프의 비극적 사연을 소개했다.

칼리프는 최근 아내와 누이, 두 명의 조카들을 무덤에 묻고 바로 옆에는 인근 전선(戰線)에서 아직 수습하지 못한 아들을 묻기 위해 덮지 않은 무덤을 준비해놨다.

칼리프의 아내는 IS가 이라크군의 공격에 앞서 그의 집 대문 앞에 매설한 폭발물을 실수로 밟아 목숨을 잃었다. 하루 뒤 그는 가족들과 함께 장례를 준비하기 위해 집으로 들어갔다가 아침 식사 중 박격포탄이 떨어져 다른 가족들도 잃었다. 칼리프는 정부군의 모술 공세가 처음 시작된 지난해 10월 IS가 자신과 가족들을 인간방패로 삼기 위해 전투가 한창 벌어지던 도시 북부로 강제 이주시켰다고 말했다.

기상 악화로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모술 서부 전투는 5일 재개됐고, 이라크군은 인구가 밀집한 도심 깊숙이 진격했다.

이라크 보안 소식통들에 따르면 IS는 이라크군의 진격에 맞서 10여대의 차량 폭탄과 오토바이 폭탄을 곳곳에 세워놨다.

자동차 정비사인 자말 아부 두하(52)는 이라크군의 도시 진입에 앞서 IS 대원들이 자신의 작은 집에 40명을 몰아넣고 인간방패로 삼았다고 WSJ에 밝혔다. 이들은 또 주민들의 차량을 도로에 옮겨 놓도록 한 뒤 폭약을 채워 차량폭탄으로 사용했다.

이라크군 장교들은 이라크군이 공습하면 가옥들이 연쇄 폭발해 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나도록 하기 위해 IS 측이 주택 부근에 다수의 차량폭탄을 세워 놨다고 전했다.

이라크군은 지난 1월 IS로부터 모술 동부를 탈환했지만, IS는 드론을 띄워 동부 지역의 민간인과 구호대원들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상업용 드론을 동원해 화학물질을 채운 폭탄을 모술 동부의 민간인과 구호대원들에게 투하했다.

유엔은 IS가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면 국제적인 인도주의법을 위반한 것으로 전범 행위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유엔 난민 기구에 따르면 1주일 전 이라크군이 모술 서부를 탈환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한 이후 약 3만 명의 주민들이 도시를 탈출했다.


barak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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