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벼랑 끝에 몰린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가 유상증자와 자산매각으로 100억 유로(12조2천억 원)의 자금을 수혈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도이체방크는 5일(현지시간) 80억 유로(9조8천51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 계획을 발표하는 동시에 사업재정비를 통해 향후 2년에 걸쳐 20억 유로(약 2조4천500억 원) 상당의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가 자본확충을 하는 것은 4년 만이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3일 종가 19.14유로에서 39% 할인된 가격에 신주 6억8천750만 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에 나서 80억 유로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도이체방크의 핵심자본비율을 작년 11.9%에서 14.1%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도이체방크는 향후 자본비율을 13%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로 했다.
도이체방크는 아울러 향후 2년간 자산운용 자회사를 비롯한 자산매각으로 20억 유로를 확보하기로 했다.
도이체방크는 이에 더해 '심플하고 강하고 성장하는' 은행이 되기 위해 산하 4개 사업부문을 3개로 조정하기로 했다. 2015년 10월 분할했던 시장과 기업금융사업부문을 다시 합친다는 것이다.
아울러 2015년 4월 매물로 내놨던 포스트방크의 매각계획을 철회하고 소매금융부문에 통합하기로 했다.
도이체방크의 자금수혈계획은 이탈리아 최대은행인 우니크레디트가 130억 유로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조달에 나선 지 수주 만에 나왔다. 이는 유럽은행들이 미국은행들과 달리 글로벌 금융위기 후유증과 싸우고 있는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FT는 지적했다.
2008∼2014년 세계 3대 투자은행 안에 들었던 도이체방크는 2015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68억 유로(약 8조4천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5위로 추락한 데 이어 작년에 14억 유로(1조7천277억원) 규모의 손실을 냈다.
도이체방크는 파생상품 거래 노출도가 큰 데다 주택모기지담보증권(RMBS) 부실판매에 따른 미국 법무부의 벌금 부과에 따라 작년에 주가가 반 토막 나는 위기에 직면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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