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계 3명, 미국서 잇따라 총격 부상·사망…증오범죄 확산우려

입력 2017-03-06 14:33  

인도계 3명, 미국서 잇따라 총격 부상·사망…증오범죄 확산우려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에서 인종 간 갈등이 더 심해지는 가운데 최근 열흘 새 미국에서 인도인과 인도계 미국인 등이 세 차례 피격당해 인도 정부와 언론이 인도인을 겨냥한 증오범죄 확산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6일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미국 워싱턴 주 켄트에서 인도계 미국인으로 시크교도인 딥 라이(39)가 자신의 집 앞에서 세차하고 있을 때 한 백인이 다가와 그에게 총을 쐈다.

다행히 목숨을 건진 라이는 자신에게 총을 쏜 괴한이 마스크로 반쯤 얼굴을 가린 채 "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외쳤다고 말했다.

시크교 남성은 항상 머리에 터번을 쓰고 생활하기에 겉모습에서 종교적 정체성이 확연히 드러나며 종종 이슬람교도로 오해받기도 한다.






앞서 2일 밤에는 사우스 캘리포니아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인도계 미국인 하니시 파텔(43)이 자신의 집 밖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22일 캔자스 주 올레이스에 있는 한 술집에서는 미국인 백인 남성 애덤 퓨린튼(51)이 술집에 있던 인도인 IT 엔지니어 스리니바스 쿠치보틀라(32)에게 "내 나라에서 나가라"고 외치며 총을 쏴 그를 살해했고 옆에 있던 쿠치보틀라의 인도인·미국인 동료 2명도 다치게 했다.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은 피격 사건이 날 때마다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피해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사건 발생에 유감을 나타냈으며 현지 대사관·영사관 직원을 현장에 보내 상황을 파악하도록 했다고 알렸다.

일부 인도 누리꾼은 스와라지 장관에게 미국에 여행 경보를 발령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최근 들어 미국에서 9·11 테러 직후와 비슷한 인종혐오 분위기가 일고 있으며 인도인에 대한 비하 발언도 늘고 있다는 현지 교민의 목소리를 전했다.

켄트 인근에 사는 인도계 시크교 공동체를 이끄는 자스미트 싱은 "예전에는 시크교도들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면 주민 사회에서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찍는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그런 경향이 사라졌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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