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설 '기사단장 죽이기'는 '하루키스러움'의 집대성"

입력 2017-03-06 17:14  

"새소설 '기사단장 죽이기'는 '하루키스러움'의 집대성"

발간 사흘간 48민8천부 판매 '1Q84' 압도…일각선 "확장 없다" 비판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한국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騎士團長殺し)'가 일본에서 그간 하루키가 쓴 소설의 집대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6일 보도했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지난 2010~2011년 출간된 '1Q84'에 이어 7년만에 나온 하루키의 본격 장편 소설로, 지난달 24일 발매 후 첫 사흘간 47만8천부가 팔려나가며 곧바로 베스트셀러가 됐을 정도로 일본 서점가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는 1편과 2편이 함께 나왔던 '1Q84'의 35만부를 훌쩍 뛰어넘는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아내에게 갑자기 이별을 통보받은 초상화 화가가 불가사의한 일에 휩쓸리면서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려고 하는 내용을 담았다.

도쿄신문은 하루키 팬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소설에 과거의 작품에서 묘사됐던 장소와 음식, 명언 등이 곳곳에 장식돼 있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오페라, 현악4중주, 재즈, 팝 등 기존 소설에 나왔던 다채로운 음악이 다시 등장하며 샌드위치, 파스타 등 하루키 소설 특유의 풍부한 먹거리들이 이 소설에도 나온다.

소녀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기존 작품과 겹치는 부분이다.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그린 그림의 모델인 소녀가 나타나 주인공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상실감 역시 이전 작품에서와 마찬가지로 주인공의 가슴 속에 남아 있는 감정이다. 주인공은 갑작스럽게 아내에게서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상실감을 느끼며 방랑의 여행을 떠난다.

이외에 불가사의한 생물체가 주인공을 인도하는 것도, 성에 대한 묘사가 빈번히 등장하는 것도 하루키 소설답다. 이 소설에서는 유부녀와의 불륜 관계가 자주 묘사된다.

하루키의 팬들이 모이는 도쿄 시내의 카페 '6차원'의 운영자인 나카무라 구니오씨는 이 소설에 대해 "저자가 지금까지 해 온 것들을 재미있게 모아놨다"며 "팬에게도, 안티팬에게도 파고들 만한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벨상을 노리고 어려운 내용이 담겨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오히려 이해하기 쉬운 편"이라며 "다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안의 악과 싸운다'는 이야기로부터 넓어지지는 않았다는 불만스러운 점도 있다"고 반응을 전했다.

'기사단장 죽이기'가 인기를 끌면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음악의 음반이 불티나게 팔리는 현상도 나오고 있다.

소설에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가 인상적으로 쓰이는데, 음반회사 유니버셜 뮤직 재팬의 이 오페라 음악 음반은 평소보다 50배가량 주문이 늘었다.

평론가 스기타 슈운스케(杉田俊介)는 "기존 소설의 패턴을 반복하면서도 인물묘사에서 입체적인 깊이가 더해졌다"며 "독자가 빠져들 만 한 스토리텔링의 실력이 하루키에게 건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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