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휴대전화처럼 성경을 늘 가지고 다니며 읽을 것을 주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5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삼종기도에서 신자들에게 "우리가 휴대전화를 다루듯 성경을 다룬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교황은 "성경을 빼놓고 왔을 때 다시 찾으러 가고, 작은 포켓판 성경이라도 늘 갖고 다니면서, 휴대전화의 메시지를 읽듯 성경이 지니고 있는 하느님의 메시지를 읽는다면 어떨까"라며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 마음 속에 항상 있다면 어떤 일상적인 유혹도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주 일반 알현에 모이는 군중들의 스마트폰용 '셀피'(셀프카메라 사진)를 위해 기꺼이 포즈를 취하고, 영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로 이뤄진 트위터 계정에서 2천3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며 신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교황이 휴대전화와 성경을 비교한 것은 일종의 역설로 받아들여진다.
교황은 작년에는 인터넷, 소셜 미디어, 휴대전화 메시지 등은 현명하게 사용될 경우 "신의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교황은 한편으로는 현대 기술 문명 때문에 소통이 단절되는 현상을 우려하며 가족의 저녁 식탁에서 스마트폰을 치우고, 어린이들의 방에 컴퓨터를 두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예수 부활을 기념하는 경축일인 부활절 전까지 6번의 일요일을 제외한 40일을 의미하는 사순절(四旬節·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념하는 교회력 절기)이 시작됨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늦게 로마 근교에 있는 작은 마을 아리차에서 사순절 피정에 들어갔다. 교황의 피정은 오는 10일까지 이어진다.
사순절은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참회와 희생, 극기, 회개, 기도로서 신앙을 돌아보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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