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의 北대사 추방에 맞불…모하맛 니잔 대사 지난달 이미 귀국
(서울=연합뉴스) 곽명일 기자 = 북한과 말레이시아가 김정남 피살사건을 계기로 상대국 대사를 상호 추방하는 고강도 외교대립으로 치달았다.
김정남 사건과 관련한 말레이 당국의 수사에 북한이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갈등은 대사관 폐쇄 또는 단교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북한 외무성은 주북한 말레이시아 대사에게 추방 결정을 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은 주조(주북한) 말레이시아특명전권대사를 외교관계에 관한 빈협약의 해당 조항에 준하여 '환영할 수 없는 인물'(persona non grata, 기피인물)로 결정하였다는 것을 알리면서 2017년 3월 5일(일요일) 10시부터 48시간 이내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떠날 것을 요구하였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모하맛 니잔 북한 평양주재 말레이시아 대사는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한 본국의 소환 명령에 따라 이미 지난달 21일 평양을 떠나 귀국한 바 있다. 이번 추방 결정은 자국 대사를 추방한 말레이시아에 불만을 표출하는 북한의 상징적인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김정남 암살 사건을 둘러싼 외교 공방 속에 지난 4일 강철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를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하고 48시간 이내에 말레이시아를 떠날 것을 요구했고, 6일 강 대사는 귀국길에 올랐다.
강 대사는 출국에 앞서 기자들에게 자신의 말레이 주권 침해 언행과 관련, "정당하다"고 강변하며 말레이 정부의 추방 조치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강 대사는 "말레이 정부가 42년의 친선관계 역사에 부합되지 않게 극단적 조처를 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말레이 외교부는 강 대사 추방과 관련, "북한과의 관계 재검토 절차의 일부로 양국 간 비자면제협정 파기에 이어 나왔다"고 밝혀 김정남 암살 사건의 수사결과에 따라 단교 등 추가 대응 조치를 검토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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