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왜 한국업체서 일하느냐"…고함 지르기도
(서울=연합뉴스) 유통·중기팀= 지난달 말 한국 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 문제가 마무리된 뒤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불합리한 텃세와 규제는 갈수록 더 거세지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7일 "최근 들어 통관이 강화되고 있다"며 "원칙적으로 모든 제품을 전수 조사하는 게 맞지만, 일반적으로 일부 제품만 표본 조사하는 게 보통인데 요즈음 (중국 당국이) '원칙대로 한다'며 하나하나 일일이 조사해 통관이 지연되고 있다"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이나 유제품 등의 경우, 며칠만 통관이 늦춰져도 업체가 입는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한 화장품업체 수출담당 부서 직원도 "중국 관공서들의 서류 처리가 늦어지고 더 깐깐해졌다"며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석 달 정도면 화장품 위생 검사를 통과하는데, '사드 논란' 이후 검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측은 느슨했던 검사를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지만, 당연히 계절에 민감한 화장품 업체 입장에서는 판매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속을 태웠다.
중국 소비자들의 반한(反韓) 감정도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한국의 유명 화장품 브랜드 중국 현지 점포에는 최근 중국인 손님 두 세 명이 찾아와 한반도 사드배치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며 현장 중국인 직원들을 향해 "왜 중국인이 한국 기업에서 일하느냐"고 소리를 치기도 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롯데 사업장 앞 불매시위, 백화점 한국 화장품 코너에서 중국인 부부가 직원에게 삿대질하며 홍보행사를 저지하는 모습, 베이징(北京)의 식당에서 한국인 손님이 쫓겨나는 모습 등 반한 기류를 담은 영상이 유포되는 등 온라인상에도 반한 감정이 퍼지고 있다.
가장 타격이 심각한 것은 롯데마트다. 6일 오후 4시까지 중국 내 롯데마트 23곳, 전체 롯데마트 중국 점포(99곳)의 4분의 1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사유의 대부분은 소방법, 시설법 위반이었다.
허난(河南) 성 정저우(鄭州) 시의 신정완쟈스다이 광장에서는 중국인들이 롯데의 소주(처음처럼)와 음료를 박스 채로 쌓아두고 중장비로 파괴하는 일종의 과격한 '시위'도 벌어져 롯데뿐 아니라 전체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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