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타선 심각한 득점력 빈곤…마운드는 볼넷 9개 남발
네덜란드·대만 모두 이겨야 2라운드 진출 희망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하남직 최인영 김승욱 기자 = 한국이 야구국가대항전인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라운드 개막경기에서 복병 이스라엘에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서울라운드 이스라엘과 1차전에서 10회까지 치른 연장 승부 끝에 1-2로 졌다.
김태균(한화)이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 이대호(롯데)가 5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하는 등 중심타선의 침묵이 무기력한 경기로 이어졌다.
마운드에서는 볼넷을 9개나 내줬다.
지역 예선을 거쳐 이번 대회 본선 무대에 오른 이스라엘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베테랑과 마이너리그에서 빅리그 진입을 노리는 선수들 위주로 이번 대표팀을 꾸렸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한국이 한 수 위로 여겨졌다.
한국은 2006년 첫 대회에서 4강에 오르고 2009년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에는 1라운드에서 탈락해 이번 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으나 첫 경기부터 이변의 제물이 되면서 순탄치 않은 길을 걷게 됐다.
한국은 네덜란드, 대만과 남은 A조 두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각 조 1, 2위에 주어지는 2라운드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대표팀은 7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네덜란드와 2차전을 치른다.
우리나라는 우규민(삼성), 네덜란드는 2013∼2014년 삼성에서 활약한 릭 밴덴헐크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한국은 이스라엘을 맞아 이용규(한화, 중견수)와 서건창(넥센, 2루수)을 1, 2번 테이블 세터로 세우고 김태균(지명타자)-이대호(1루수)-손아섭(롯데, 우익수)으로 중심 타선을 꾸렸다. 6번부터는 두산 소속의 민병헌(좌익수), 양의지(포수), 허경민(3루수), 김재호(유격수)를 차례로 배치했다. 마운드에는 왼손 에이스 장원준(두산)이 먼저 올랐다.
이스라엘은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24승을 거둔 우완 투수 제이슨 마르키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장원준은 4이닝 동안 안타는 두 개만 허용하고 삼진을 5개나 빼앗았다. 하지만 2회에 내준 볼넷 3개가 뼈아팠다.
공 9개로 1회를 마친 장원준은 2회 들어 갑자기 흔들렸다.
선두타자 네이트 프리먼에게 볼넷을 내준 뒤 잭 보렌스타인에게 우익수 쪽 2루타를 맞아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이후 코디 데커를 삼진으로 잡아내 한숨 돌리는 듯했으나 라이언 라반웨이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 상황에 부닥쳤다.
장원준은 결국 타일러 크리거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제점을 내줬다.
이후 장원준은 4회까지 추가 실점없이 막았지만 2회에만 26개의 공을 던진 탓에 1라운드 최다 투구 수 65개를 정확히 채우고 5회 심창민(삼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한국 타선은 우리 나이 마흔 살의 마르키스를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3이닝 동안 2안타를 치고 볼넷 하나를 얻는 데 그치며 삼진은 세 차례나 당했다.
잭 손튼이 이어 던진 4회에도 2사 후 민병헌이 좌전안타를 때렸으나 양의지가 삼진으로 돌아섰다.
대표팀은 5회에 가서야 어렵게 균형을 되찾았다.
선두타자 허경민이 볼넷, 김재호가 몸에맞는 공으로 출루해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좌타자 이용규 타석이 되자 네덜란드는 투수를 좌완 제레미 블라이시로 바꿨다.
이용규는 보내기번트 실패 후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 찬물을 끼얹는 듯했다.
하지만 서건창이 블라이시의 초구를 공략해 깨끗한 좌전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중심타자 김태균과 이대호가 나란히 파울 플라이로 아웃돼 추가 득점에 실패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한국은 6회에도 1사 1,2루 찬스가 있었지만 허경민이 유격수 방면 병살타를 쳤다.
7회 2사 만루, 8회 1사 만루 위기를 넘기며 불안하게 동점 상황을 이어갔다.
8회 2사 만루에서 김인식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한국 대표팀의 유일한 현역 메이저리거인 마무리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드를 빼들었다.
대표팀도 8회말 김태균의 볼넷과 손아섭의 빗맞은 중전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민병헌, 양의지기 범타로 물러나는 등 집중력 부족을 이어갔다.
9회에도 마운드를 지킨 오승환은 첫 타자 펄드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으나 이후 두 차례나 삼진을 잡는 등 더는 진루시키지 않았다.
결국, 정규이닝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의 희비는 10회에 가서 갈렸다.
한국은 오승환에 이어 임창용(KIA)을 마운드에 올린 10회초 1사 후 데이비스의 볼넷에 이은 라반웨이의 중전안타로 다시 주자 1,3루 위기를 맞았다.
크리거의 번트 실패로 아웃카운트를 하나 늘렸지만 버챔의 2루쪽 내야안타로 결국 결승점을 헌납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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