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후원금 계좌 폐쇄…탈당 임박한 듯

입력 2017-03-06 23:35   수정 2017-03-06 23:40

김종인, 후원금 계좌 폐쇄…탈당 임박한 듯

후원금 동료의원들에 200만원씩 나눠줘…"전별금 받은 느낌"

"탄핵 심판 前 탈당 결행"…동반탈당·향후 金 거취 '촉각'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의 후원금 계좌가 폐쇄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김 전 대표가 탈당 결행을 앞두고 계좌를 닫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에 따르면 현재 김 전 대표의 후원금 계좌가 폐쇄돼 더는 후원금을 입금할 수 없게 돼 있다.

실제로 연합뉴스가 김 전 대표의 후원금 계좌에 입금을 시도한 결과 '법적제한 계좌'라는 안내와 함께 입금이 거부됐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본인 스스로 계좌를 폐쇄했거나, 1년 한도 후원금(1억5천만원,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원)을 이미 초과했거나 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3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후원금 초과 보다는 김 전 대표가 스스로 폐쇄했을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김 전 대표는 이제까지 받은 후원금을 지난주부터 측근 의원들에게 약 200만원씩 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한 의원은 "전별금을 받은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의원들끼리는 법정 한도(1인당 500만원) 내에서 기부 형태로 정치 후원금을 주고받을 수 있다.

후원금을 남기고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 정당에 소속된 의원이라면 잔액은 정당에 귀속된다. 무소속 의원이라면 잔액은 사회복지시설로 보내진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김 전 대표가 탈당 후 후원금이 당에 귀속되기 이전에 이를 나눠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탈당 결행을 굳혔다는 해석이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탄핵 심판 전에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내 경선이 '문재인의 판'으로 흘러가는 것을 더는 볼 수 없다는 것"이라며 "나가서 뭘 할지는 탄핵 이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의 향후 거취에 대해선 대선 출마론이나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과 연대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흘러나오지만, 이 관계자는 "당장 어느 세력에 합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대선 출마 여부 역시 탄핵 후의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만일 김 전 대표가 탈당할 경우 다음 비례대표는 심기준 최고위원이 승계하게 된다.

김 전 대표의 측근 의원들의 동반 탈당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언주 최명길 의원을 비롯해 2~3명이 동반 탈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공공연하게 흘러나온다.

동반 탈당설이 제기된 한 의원은 통화에서 "김 전 대표의 경우 당장 내일이라도 탈당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상황을 좀 지켜보면서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정쟁과 분열이 나라를 망치도록 둬서는 안 될 것"이라며 "안팎의 위기가 눈앞에 닥쳤을 때 정치가 대의명분만을 따져 국민을 분열시켜서는 안된다"면서 탈당 후 역할을 고민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오후에는 국회에서 비문(비문재인) 진영 인사들과 회동을 하면서 탄핵 이후 역할론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모임에는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변재일 전 정책위의장, 대선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탄핵 국면에서 김 전 대표가 대한민국이 분열되는 것에 대해 생각이 많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개헌이다. 미래를 위한 개헌논의에 김 전 대표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그런 생각을 김 전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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