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성장률, 예상보다 저조한 -1.2%로 집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그리스 경제가 작년 4분기에 예상보다 더 후퇴하며 결국 작년 전체의 성장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스 통계청(Elstat)은 6일 작년 4분기에 그리스 경제가 전 분기 대비 1.2% 뒷걸음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관측된 -0.4%에 비해 하락 폭이 훨씬 큰 것이다.
이에 따라 작년 전체의 잠정 경제 성장률은 -0.05%로 추산돼 그리스는 재정 위기가 터진 2009년 이래 8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리스 경제는 작년 2분기에는 전 분기에 비해 0.3%, 3분기에는 0.6% 각각 성장, 작년 전체 경제 성장률이 재정 위기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점쳐졌으나 예상보다 저조한 4분기 경기에 발목이 잡혔다.
이 같은 소식은 몇 달째 답보 상태인 3차 구제금융의 추가 분할금 집행을 위한 그리스 정부의 선행 조건 이행 여부 심사 차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채권단이 지난 주 아테네로 복귀,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리스 3차 구제금융 분할금 집행을 위한 협상은 그리스의 경제 전망과 채무 감축을 둘러싼 EU와 IMF의 이견으로 교착에 빠졌다가 그리스 정부가 세수 기반 확대, 연금 추가 삭금 등의 추가 긴축에 합의하며 가까스로 돌파구가 열린 상황이다.
IMF는 내년 8월 3차에 걸친 구제금융이 끝난 뒤 건전한 채무 관리를 위해 그리스 정부가 EU의 요구로 설정한 '2019년부터 GDP의 3.5% 재정 흑자 달성'이라는 목표가 추가 긴축 없이는 이루기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하며 그리스에 GDP의 2%에 해당하는 추가 긴축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법으로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2010년 이래 8년째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긴축이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자 교통, 소방, 경찰, 의료 등 공공부문은 물론 언론사, 농민, 연금생활자, 학생에 이르기까지 사회 거의 모든 분야의 구성원들이 번갈아 거리로 쏟아져나오며 그리스에서는 거의 날마다 긴축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 연구소 디아네오시스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리스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그리스 경제 위기가 향후 10년 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는 재정 위기 이래 경제 규모는 4분의 1이 쪼그라들고, 실업률은 23%로 치솟은 상황이다. 청년 실업률은 거의 50%에 육박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독일 쾰른경제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인용, 그리스의 빈곤율이 2008년과 2015년 사이 40%가 폭증해 유럽 국가 중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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