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IPO 갈증" vs "연말까지 지켜본 뒤 신중히 결정"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스냅챗의 기업공개(IPO) 첫 출발은 성공적이다. 공모가 17달러에 시작한 스냅 주식은 첫날 44%, 이튿날 11% 상승했다. 비록 세 번째 거래일은 6일(현지시간) 12%가량 하락했지만, 스냅의 IPO는 기대 이상이라는 것이 지금까지 월가의 평가다.
그렇다면 스냅챗의 성공이 다른 유력 스타트업들의 기업공개를 견인할 수 있을까.
미국 CNN 방송은 "더딘 이용자 수 증가와 과거의 영업손실 누적에도 불구하고 스냅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데 성공했다면, 우버와 에어비앤비, 중국의 샤오미와 빅데이터 기업인 팔란티르 등도 IPO에 군침을 흘릴 만하다"고 전했다.
펜 뮤추얼 투자증권의 트레보 윌리엄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스냅의 성공은 놀랄 일이 아니다"며 "시장에는 그동안 기업공개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장의 실적보다는 비전을 보고 투자하고 싶은 심리가 시장에 잠재해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까지 스냅이 뜨거운 출발을 보였다 해서 이것이 다른 빅 스타트업들의 기업공개로 이어질 것으로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기업공개를 통해 더 성장하고 성숙해진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기업도 있지만, 트위터와 고프로, 핏빗, 그루폰 등과 같이 기업공개 후 반짝 빛을 봤다가 나중에 주가가 급락한 기업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니드햄 증권의 로라 마틴 애널리스트는 "섹시하고 매력적인 회사의 IPO일수록 상장 이후 큰 대가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면서 "IPO 이후 첫 8분기 동안 수익이 떨어지게 되면 의미 있는 평가 수정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마틴은 스냅에 대해서도 '실적 저조' 평가와 함께 매도 의견을 냈다.
일부 기업들은 기업공개보다는 더 큰 경쟁사에 인수 합병되는 방법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앱 다이나믹스는 지난해 IPO를 신청했다가 이를 취소했다. 이후 지난 1월 시스코에 37억 달러에 인수 합병됐다.
하지만 기업가치가 680억 달러에 달하는 우버와 300억 달러에 달하는 에어비앤비의 경우 기존의 경쟁업체들이 훨씬 몸집이 작아서 자신들을 사줄 기업이 없다는 문제도 있다.
미국의 자동차 업체인 GM이나 포드 보다 우버의 가치가 훨씬 더 높고, 하얏트나 힐튼, 홀리데이인 보다 에어비앤비의 가치가 훨씬 높다.
CNN은 "결국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인수합병보다는 기업공개를 택할 공산이 크다"면서도 "이들은 스냅 주가가 올해 지속해서 상승할 수 있을지를 지켜본 뒤 자신들의 IPO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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