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술핵 재배치 거론에 맞대응 차원 해석도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북한이 7일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을 통해 "핵전투부(미사일 탄두 부분) 취급질서를 점검했다"고 밝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이번 탄도로켓 발사훈련은 전략군 화성 포병들의 핵전투부 취급 질서와 신속한 작전 수행능력을 판정 검열하기 위하여 진행되였다"며 유사시 주일미군기지를 타격할 임무를 맡은 북한의 전략군사령부 화성포병부대들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핵탄두에 해당하는 '핵전투부' 취급 질서를 검열했다고 보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최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반도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주장하는 동시에 핵에는 핵으로 맞대응하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던진 차원으로 풀이된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5차 핵실험에서 이전과는 달리 핵탄두로 만들어서 터뜨렸다고 발표했다"면서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소형화·경량화에 성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도는 아니지만 1천km 사거리의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우리의 미사일부대에 해당하는 전략군사령부 화성부대에 소형화한 핵탄두를 실전 배치했고, 이번에 모형 핵탄두를 장착해 세부적인 발사 절차를 점검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액면 그대로라면 북한의 핵 능력이 한 단계 진전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중앙통신은 "실전을 방불케 하는 탄도로케트(로켓) 발사훈련을 통하여 수중과 지상의 임의의 공간에서 덤벼드는 원쑤(원수)들을 무자비한 핵 강타로 가장 정확하고 가장 신속하게, 가장 철저하게 씨도 없이 죽탕쳐 버릴 수 있는 최강의 핵 공격 무력으로 장성 강화된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 포병부대"라며 '핵 공격 능력'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북한의 핵 소형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북한이 스커드 ER에 핵탄두를 장착해 4발 쏘는 훈련을 했다는 주장이지만 여태까지 북한의 탄두 기술로 봤을 때 실현 가능성이 작다"면서 "북한이 지난해 3월 공개한 탄두라면 스커드 ER에 장착할 정도로 소형화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주체적 로켓 타격전법'을 완성했다며 훈련 내용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중앙통신은 "당 중앙이 명령만 내리면 즉시 즉각에 화성포마다 멸적의 불줄기를 뿜을 수 있게 기동준비,진지준비,기술준비,타격준비를 빈틈없이 갖출 데 대하여 명령하시였다"고 보도해 북한이 '기동-진지-기술-타격'의 4단계로 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목표를 분산시켰다는 점에서 (발사한)4발이 각기 다른 목표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형 미사일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전술 면에서 새로운 위협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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