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면 정말 손해를 볼까"…고선웅·이자람의 창극 '흥보씨'
'뉴 창극' 선보여온 국립창극단 신작…내달 국립극장서 개막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현대적인 '뉴(new) 창극'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아온 국립창극단, 요즘 공연계에서 가장 '뜨거운' 연출가로 통하는 고선웅, 스타 소리꾼 이자람이 뭉쳤다.
공연계에서 진작부터 올해 기대작으로 꼽아온 창극 '흥보씨'가 오는 4월 5~16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 오른다.
판소리 다섯 바탕 중 하나인 '흥보가'의 이야기와 음악을 동시대에 맞춰 비틀고 변형시킨 작품이다. 전통의 원형을 지키면서도 현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동시대 예술로서의 창극'을 표방하는 국립창극단의 그간 도전과 맥을 같이 한다.
연출·극본을 맡은 고선웅은 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흥보가'의 서사가 너무도 잘 알려진 터라 연출로서 고민이 많았다"며 "그러나 이번 작품을 통해 '착한 사람으로 사는 것은 무엇일까', '착하면 정말 손해를 볼까' 라는 주제를 관객들과 이야기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흥보씨' 대본을 창작 작품에 가까울 정도로 새롭게 썼다. 흥보·놀보 형제의 출생 비밀, '다른 별에서 온 스님'이나 '말하는 호랑이' 등의 새 캐릭터 추가 등을 통해 뻔할 수 있는 이야기의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
그는 2014년 국립창극단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극본·연출로 창극에 처음 도전해 차범석 희곡상 수상, 창극 첫 프랑스 진출 등의 쾌거를 이뤄낸 바 있다.
이 때문에 고 연출은 "전작이 너무 잘돼서 부담됐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점점 더 쉽고 단순한 연출에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담백하면서도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작창·작곡·음악감독을 맡은 이자람은 이번 작품으로 국립창극단과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됐다.
'박타령' 등과 같은 판소리 '흥보가'의 여러 눈대목(하이라이트)을 가져와 전통 곡조를 살리면서도 곡 순서를 재배치하고 현대적 사운드를 덧붙이는 등의 작업을 통해 '새로운 소리'를 만들고 있다.
이자람은 "그간 창극단에서 볼 수 없던 합창, 현대적 화성을 사용한 반주 등 때문에 새롭다고 느끼실 수 있다"며 "그러나 이는 새로움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가, 연출의 의도가 관객들에게 더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전통적 콘텐츠를 지닌 컨템포러리(동시대) 극장으로 변신하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목표"라며 "그 가능성을 이번에는 '흥보씨'를 통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판소리 다섯 바탕을 새로운 창극으로 재탄생 시키는 작업을 취임 초기부터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며 "이번에 '흥보씨'까지 마치면 '심청가' 하나가 남는데, 다섯 바탕을 모두 완성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2만~5만원.
sj99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 창극' 선보여온 국립창극단 신작…내달 국립극장서 개막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현대적인 '뉴(new) 창극'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아온 국립창극단, 요즘 공연계에서 가장 '뜨거운' 연출가로 통하는 고선웅, 스타 소리꾼 이자람이 뭉쳤다.
공연계에서 진작부터 올해 기대작으로 꼽아온 창극 '흥보씨'가 오는 4월 5~16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 오른다.
판소리 다섯 바탕 중 하나인 '흥보가'의 이야기와 음악을 동시대에 맞춰 비틀고 변형시킨 작품이다. 전통의 원형을 지키면서도 현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동시대 예술로서의 창극'을 표방하는 국립창극단의 그간 도전과 맥을 같이 한다.
연출·극본을 맡은 고선웅은 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흥보가'의 서사가 너무도 잘 알려진 터라 연출로서 고민이 많았다"며 "그러나 이번 작품을 통해 '착한 사람으로 사는 것은 무엇일까', '착하면 정말 손해를 볼까' 라는 주제를 관객들과 이야기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흥보씨' 대본을 창작 작품에 가까울 정도로 새롭게 썼다. 흥보·놀보 형제의 출생 비밀, '다른 별에서 온 스님'이나 '말하는 호랑이' 등의 새 캐릭터 추가 등을 통해 뻔할 수 있는 이야기의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
그는 2014년 국립창극단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극본·연출로 창극에 처음 도전해 차범석 희곡상 수상, 창극 첫 프랑스 진출 등의 쾌거를 이뤄낸 바 있다.
이 때문에 고 연출은 "전작이 너무 잘돼서 부담됐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점점 더 쉽고 단순한 연출에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담백하면서도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작창·작곡·음악감독을 맡은 이자람은 이번 작품으로 국립창극단과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됐다.
'박타령' 등과 같은 판소리 '흥보가'의 여러 눈대목(하이라이트)을 가져와 전통 곡조를 살리면서도 곡 순서를 재배치하고 현대적 사운드를 덧붙이는 등의 작업을 통해 '새로운 소리'를 만들고 있다.
이자람은 "그간 창극단에서 볼 수 없던 합창, 현대적 화성을 사용한 반주 등 때문에 새롭다고 느끼실 수 있다"며 "그러나 이는 새로움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가, 연출의 의도가 관객들에게 더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전통적 콘텐츠를 지닌 컨템포러리(동시대) 극장으로 변신하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목표"라며 "그 가능성을 이번에는 '흥보씨'를 통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판소리 다섯 바탕을 새로운 창극으로 재탄생 시키는 작업을 취임 초기부터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며 "이번에 '흥보씨'까지 마치면 '심청가' 하나가 남는데, 다섯 바탕을 모두 완성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2만~5만원.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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