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치에 같은 맞불…강력 추가조치도 검토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김정남 암살 사건을 둘러싸고 북한과 갈등을 빚어온 말레이시아의 나집 라작 총리가 자국 내 북한인들의 출국을 금지하라고 경찰에 지시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나집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가 북한 내 말레이시아인들의 안전을 확신할 때까지 말레이시아 내 모든 북한인의 출국을 막으라고 경찰에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말레이시아의 비자면제협정 파기와 북한대사 추방에 대한 보복조치로 북한 거주 말레이시아인들의 임시 출국금지라는 '초강수' 조치를 취했다. 이에 아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자국 주재 북한대사관 직원과 관계자의 출국을 전격 금지했다고 밝혔으며, 나집 총리는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말레이 내 모든 북한인의 출금 금지로 확대했다.
나집 총리는 "우리 국민을 인질로 잡은 이런 혐오스러운 조치는 국제법과 외교 관행들을 총체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며 북한에 출국금지 조치의 즉각 해제를 촉구했다.
그는 그러면서 말레이시아가 평화를 사랑하고 모든 국가와 우호관계를 중시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북한이 출금 해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나집 총리는 "우리 국민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우리는 우리가 위협을 당할 때 필요한 어떤 조치도 망설이지 않고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가안보보장회의(NSC) 긴급회의를 소집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말레이시아와 북한은 김정남 암살을 두고 심각한 외교 갈등을 빚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달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의 배후로 북한이 지목되자 북한과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하고,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에 추방 결정을 내렸다.
북한도 이에 대응해 북한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에 추방 결정을 내리고, 이날 북한 내 말레이시아인들의 출국을 임시 금지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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