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네덜란드 대표팀의 내야수 디디 그레고리우스(27)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명문팀 뉴욕 양키스의 주전 유격수다.
그레고리우스는 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한국과 팀 첫 경기에 나서기 전 기자회견에서 '한국 선수 중 아는 선수가 있는가'라는 '단골 질문'을 받자 곧바로 "최지만"이라고 답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내야수 최지만은 현재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선수다.
그레고리우스는 "재밌는 친구다. 클럽하우스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름다워'라는 말도 배웠다"며 활짝 웃고는 "발음이 정확한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한국말을 더 해보라는 WBC 미디어 진행자의 요청에 조금은 서툰 발음으로"일, 이, 삼, 사, 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를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네덜란드 대표팀과 함께 한국에 도착한 그레고리우스는 "둘째 날 시내 길가에 있는 절에 갔다. 사진도 찍고 불경도 조금 배웠다"며 "한국에 처음 왔는데 돌아다니면서 흥미로운 것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한국에 온 이유는 관광이 아니다.
그는 먼 길을 돌아 네덜란드 대표로 출전한 이유에 대해 "국가를 대표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꼭 오고 싶었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며 "스프링캠프와 다르지 않다. 시기가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오후 6시 30분 한국과 첫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전날 이스라엘에 패했기 때문에 네덜란드에 더욱 단단한 각오를 하고 나올 전망이다.
그레고리우스는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이기려고 노력할 것이다. 한국이 어제 패한 것은 알고 있다. 우리도 첫 경기이기 때문에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는 팀이 이길 것"이라고 투지를 보였다.
그는 고척돔의 내야가 메이저리그보다 단단하고 공이 빠르게 흐르지만, 경기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많은 타석을 소화하지 못하고 한국에 온 것에 대해서도 "2007년 10월부터 계속 연습해왔다. 지금 기분도 굉장히 좋고 준비도 돼 있다. 충분히 경기할 수 있다"고 개의치 않았다.
지난주 경찰야구단, 상무와 연습경기를 했던 그는 "좋은 팀이었다. 굉장히 재능있는 선수가 많았고 최선을 다하더라"라며 한국야구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네덜란드 대표팀에는 그레고리우스 외에도 안드렐톤 시몬스(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산더르 보하르츠(보스턴 레드삭스) 등 메이저리그 정상급 유격수들이 즐비하다.
그래서 그레고리우스는 이 대회에 지명타자로 나설 예정이다.
이에 대해 그는 "팀이라는 게 원래 그렇다. 서로 도와야 한다"며 "유격수, 3루수 모두 각자 역할을 잘할 것"이라며 팀을 우선시했다.
양키스에서 전설적 유격수 데릭 지터의 자리를 이어받은 그는 "지터의 뒤를 잇는다는 압박을 느끼지는 않는다. 저 자신의 경기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되려고는 안 한다"며 "저는 지터라는 전설적 인물의 뒤를 따를 뿐이다. 최대한 나의 야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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