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답변에 "대법원장 사찰문건 작성자 있다는 사실 인정한 것" 해석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박수윤 기자 =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7일 최근 암살된 김정남과 관련, "북한에서 자기 말을 안 듣는다고 아이를 때려서 죽인 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남이 암살당하니 불쌍하게 여기거나 심지어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다"며 이같이 전했다.
구체적인 사건 경위에 대해선 "너무 자세한 건 묻지 말아달라"며 "사람을 죽인 전력이 있다"고만 반복했다.
그러면서 "김정남은 술도 좋아하고 여자관계도 복잡하고 방탕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김정남 암살사건에 대한 추가 보고가 있었느냐는 물음에 "더 보고받을 게 없다. 처음에 이야기한 게 거의 정확하다고 본다"라며 이번 사건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스탠딩 오더'(취소할 때까지 유효한 명령)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독살 과정에 대해선 "진짜 대범한 시나리오다. 세계 독살사에 길이 남을 만한 아주 창의적인 수법"이라면서 "사람이 그렇게 많은 공항에서 누가 암살하리라고 생각하겠나"고 평가했다.
다만 김정남이 사건 직후 스스로 공항 직원에게 도움을 청해 비행기 탑승 전 사망한 것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을 것으로 김 의원은 추정했다.
또한, 김 의원은 정보위에서 거론된 '국정원 헌법재판소 사찰 의혹'과 관련해 "(사찰 의혹이 제기된 4급 직원인) A씨가 있느냐고 물어보니 '○과장'이라며 부지불식간에 성(姓)을 이야기하더라"며 "구체적인 사람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 제기된 양승태 대법원장 사찰 의혹을 함께 거론하면서 "대법원장이나 대법관, 부장판사급들은 이게 사찰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여권과 국정원에서는 '일반적 동향'을 파악했다고 한 것"이라며 "굉장히 주관적인 이야기"라고 말했다.
특히 'A씨와 양승태 사찰 문건 작성자가 동일인이냐'는 물음에 이병호 국정원장은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로 답한 반면, 최윤수 2차장은 "양승태 대법원장 문건 작성자와 A라는 사람은 동일인이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최 차장의 답변을 근거로 김 의원은 "거꾸로 이야기하면 (양승태 문건) 작성자가 국정원 안에 있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