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이슬람 종교계·여성 인권 논란 예상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스포츠용품 회사 나이키가 이슬람권 여성을 겨냥한 브랜드인 '프로 히잡'을 7일(현지시간) 출시, '블루 오션'으로 주목받는 무슬림 여성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나이키는 운동하면서도 벗겨지지 않을 만큼 머리에 밀착된 신축성 높은 재질로 만든 '스포츠 히잡'을 선보였다.
상의와 하의는 기존 여성 운동복과 큰 차이점이 없었지만 상의가 약간 헐렁하고, 손목과 발목까지 덮어 노출을 최소화하는 이슬람권의 관습을 따른 점이 눈에 띄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여성 역도선수 암나 알하다드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뉴스에 "작년 1월 나이키 본사를 방문해 시합용 히잡이 1개밖에 없어 불편하다는 사정을 말했는데 나이키가 이에 응답했다"며 반색했다.
나이키는 이를 출시하기 전 작년과 올해 아랍권 여성이 등장하는 광고를 유튜브를 통해 내보내면서 시장 반응을 떠봤다.
이 광고는 히잡을 쓴 아랍권 여성 운동선수가 남성 못지않게 격렬하고 전문적인 스포츠에 참여한다는 다소 도발적인 내용을 담았다.
그렇지만 나이키의 프로 히잡 제품이 여성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고, 이슬람권에서 부정적 인식이 여전한 여성의 적극적인 스포츠 활동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보수적 종교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슬람권에서 히잡은 여성의 겸양과 정숙을 뜻하는 데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런 견해와 정반대로, 히잡을 여권을 침해하는 대표 상징물로 여기는 인권 단체의 시각에서 보면 이슬람권 여성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자면서도 물건을 팔기 위해 히잡을 당연시한 나이키의 '상술'이 논란이 될 수 있다.
이슬람권은 여성의 야외 활동이 제한적인 탓에 스포츠도 활발하지 않다.
사우디는 2012년에서야 여성 선수를 처음으로 올림픽에 내보냈고, 공립학교에서 여학생은 체육 과목이 없다.
그렇지만 이슬람권에서도 최근 여성의 지위와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5년 글로벌 이슬람경제보고서에 따르면 무슬림 여성이 옷 구매에 쓴 돈은 440억 달러로, 2021년엔 1.5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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