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위반 관련 사상 최대 규모 벌금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정부는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기업인 ZTE(중싱<中興>통신)에 대해 미국의 대(對)북한-이란 재재 위반 혐의로 11억9천200만 달러(약 1조3천702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AFP 통신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제재위반과 관련해 외국 기업에 부과한 벌금액 중 최대 규모다.
ZTE는 제재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이 같은 벌금액에 합의했다.
벌금액 가운데 6억 달러는 징벌적 벌금으로, 이 중 3억 달러는 7년간 납부 유예를 받았다.
ZTE는 미국의 퀄컴, 마이크론테크놀러지 등 미국 기업으로부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품을 대규모로 사들인 뒤 이를 북한과 이란에 수출해 미국의 제재를 어긴 혐의로 지난해 미 상무부의 제재를 받았다.
AFP 통신은 ZTE가 2010년부터 6년간 미국의 휴대전화 네트워크 장비 3천200만 달러어치를 이란에 수출했고, 북한에도 283차례에 걸쳐 휴대전화를 수출했다고 설명했다.
미 법무부와 상무부, 재무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란제재 위반 혐의만 적시했으나, AFP 통신은 이 사안에 정통한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북한 제재위반 혐의도 함께 포함됐다고 전했다.
ZTE는 제재위반과 별개로 자신들의 불법행위를 은폐하기 위한 시도도 했다고 인정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ZTE는 민감한 미국의 기술을 이란과 같은 적대적 정권에 넘어가는 것을 막는 수출 통제 규정을 어겼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불법행위와 관련해 미국 연방수사관은 물론 자신들의 변호인들도 속였다"고 비판했다.
세션스 장관은 특히 "이번 합의는 우리가 그들에게 책임을 물리는 것이고, 또 미국 정부가 법을 위반하고 우리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회사를 처벌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도 성명에서 "경제제재와 수출통제법을 무시하는 나라들은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들은 가장 혹독한 결과들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서 우리는 미국의 국가안보와 미국인 노동자들을 보호한다는 2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강력한 무역정책들을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