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점에 현실로 돌아올 것" 추락 시사
글로벌 성장률 하락시킬 요인으로 '미국 보호주의 무역' 가장 우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고공행진이 현재 글로벌 경기 및 향후 전망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간분야의 부채는 금융위기 발발 직전 수준으로 높아졌는데도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는 것은 이상 현상이며, 곧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7일(현지시간) 업데이트한 '글로벌 경기 전망' 보고서에서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시점에 민간분야의 부채가 많이 누적된 것을 우려하고 최근 미국 증시의 강세에 대해서도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보도했다.
최근 미국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기대에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규제완화, 인프라스트럭처 대규모 투자 등을 공약한데 따라 미국이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여겨진다.
하지만 OECD의 보고서는 이 같은 증시 강세가 펀더멘탈은 물론 경제성장 전망과 분리돼 있다고 지적했다.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캐서린 맨은 "주식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뒷받침할 실질적인 근거가 없다"면서 "(증시 강세가) 어느 시점에서는 다시 현실로 돌아올 것이며, 우리는 주식시장의 취약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증시 강세는 이상한 일이며 머지않아 하락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는 이런 주장의 근거로 민간분야의 부채가 너무 많다는 것을 제시했다. "연간 생산량 대비 민간분야 부채의 비율이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때의 수준으로 올라갔다"면서 "몇몇 나라, 특히 호주, 캐나다, 스웨덴, 영국 등의 주택가격 상승 속도는 경기하강의 전조가 됐던 때와 맞먹는다"고 전했다.
이런 진단에 따라 OECD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 부양 목적으로 중앙은행이 돈을 푸는 정책은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게 하고 향후 금리정책의 여지를 줄이는 만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 OECD는 각국이 재정정책을 통해 저성장 트랩을 피할 것을 조언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OECD는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일부 변화를 줬다. 올해 전망을 2.3%에서 2.4%로 올린 반면 내년 전망은 3.0%에서 2.8%로 낮췄다.
글로벌 성장 전망은 작년 11월 전망 때와 마찬가지로 올해 3.3%, 내년 3.6%를 제시했다. 올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는 작년(3.0%)보다는 높지만,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영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효과를 과도하게 평가했다는 판단에 따라 1.2%에서 1.6%로 상향 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OECD가 글로벌 성장률을 예상보다 떨어뜨릴 요인이 여러 개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그 중 가장 큰 것이 미국의 보호주의 무역 개시"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주의 무역정책으로 선회하면 다른 나라들이 보복조치에 나서는 악순환이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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