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총선 D-7]제1당 집권 못할수도…"협치만이 집권의 길"

입력 2017-03-08 05:15   수정 2017-03-08 09:10

[네덜란드 총선 D-7]제1당 집권 못할수도…"협치만이 집권의 길"

150석 놓고 28개 정당 각축전…4∼5개 정당 연대해야 집권 가능해

극우정당 선전 예상되나 집권 가능성 안 높아…"PVV와 연정 안해"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네덜란드는 다당제 정치구조를 가진 나라다.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여당이 쪼개져 4당 체제가 되면서 다당제의 모양을 갖춘 한국 정치의 정당제와는 상당히 다른 체제다.

네덜란드는 평상시에도 10여 개 정당이 원내 의석을 가진 '진짜 다당제'다.


이에 따라 특정 정당이 전체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며 의회권력을 독점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집권당의 기반이 확고하지 않아 정치체제가 불안정하다고 우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각 정당이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른 점은 인정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뜻)'해야 하는 정치구조로 어느 나라보다도 협치(協治)가 중요시된다고 할 수 있다.

150명의 하원 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네덜란드 총선에 후보를 낸 정당은 모두 28개로 지난 2차 대전 이후 실시된 선거 가운데 가장 많은 수가 선거에 참여한다고 선거관리위원회는 밝혔다.

당초 81개 정당이 등록했으나 53개 정당은 선관위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처럼 많은 정당이 선거에 후보를 내고, 선거에서 다수당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네덜란드에서는 총선 결과도 중요하지만 선거가 끝난 뒤 어느 당과 어느 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해 집권하느냐가 관심을 끈다.

네덜란드 총선 투표일을 1주일 앞둔 가운데 현재 판세를 보면 현 집권당인 자유민주당(VVD)과 극우정당인 자유당(PVV)이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이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극우 포퓰리스트 정치인인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PVV가 이번 총선에서 30석 안팎을 차지하며 제1당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빌더르스 대표와 PVV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지면서 급기야 예상의석 수에서 제1당 자리를 마르크 뤼테 총리가 이끄는 VVD에 내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12석에 불과한 PVV가 이번 총선에서 크게 선전할 것이라는 점은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네덜란드 내 여론조사 전문기관(I&O 리서치, 입소스, TNS NIPO, LISS 패널 등)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해 발표하는 '폴링 인디케이터(polling indicator· Peilingwijzer)'가 7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그동안 지지율 1위를 지켜오던 PVV는 지속해서 하락하면서 마침내 현 집권당에 1위 자리를 내줬다.

VVD의 지지도가 16%로 가장 높았고, PVV는 15%로 1% 포인트 차로 뒤졌으며 그 뒤를 이어 CDA(기독민주당)와 D66(민주66당) 각 12%, GL(녹색좌파당) 11%, SP(사회당) 9%, PvdA(노동당) 8% 등의 순이었다.

예상의석 수로는 VVD 23~27, PVV 21~25석, CDA 18~20석, D66 17~19석, GL 16~18석, SP 13~15석, PvdA 11~13석 등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따라 집권에 필요한 76석을 확보하기 위해선 5개 안팎의 정당이 합종연횡을 통해 연대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극우정당인 PVV가 이번 총선에서 제1당이 되더라도 집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주요 정당들이 "PVV와는 연대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 PVV와 거리 두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빌더르스 대표는 각 정당이 막상 선거결과를 손에 쥐게 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며 집권을 자신하고 있지만, 공당들이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이를 철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12석에 불과한 빌더르스 대표와 PVV가 집권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이번 선거에서 선전하게 되면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해져 향후 네덜란드 정치구도를 좌지우지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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