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작년 8월24일 강진 이래 연속 강진이 강타한 이탈리아 중부 산간 지역의 농민들이 가축과 동반해 로마로 상경, 항의 시위를 벌였다.
남북으로 뻗은 아펜니노 산맥 일대에서 농업과 목축업에 종사하는 주민 수 백 명은 7일 로마 중심가에 위치한 하원 청사 앞에 모여 지진 피해 지역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을 성토하고, 피해 복구에 더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이들은 '말뿐인 지원', '지진보다 더 견딜 수 없는 건 관료주의'라는 문구가 적힌 푯말을 들고 하원 청사 앞 광장을 점거했다.
시위대는 청사 앞에 가판대를 설치해 토산품을 판매하는 한편 광장 한 켠에는 임시 우리를 마련, 끌고 온 양 등의 가축을 가둬놔 눈길을 끌었다.
작년 8월24일 중부 라치오 주 아마트리체 일대를 폐허로 만든 강진과 후속 여진에 겨울철에 접어들면서는 폭설까지 겹친 이 지역에서는 축사가 무너지고, 가축들이 추위에 그대로 노출된 탓에 현재까지 1만 마리 이상의 가축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농산물 수확과 경작이 불가능해지고, 우유 등 농·축산물 생산·가공 시스템이 붕괴됨에 따라 피해가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현재까지 지진으로 인한 농·축산업 피해 액수를 23억 유로(약 2조8천억원)로 추산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