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빨치산 1세대'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 생일 100돌 기념

입력 2017-03-08 09:15   수정 2017-03-08 09:24

北, '빨치산 1세대'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 생일 100돌 기념

일각 '빨치산혈통 숙청설' 속 중앙보고회 열어

"참다운 혁명가" 추앙…'충성' 본보기로 활용 분석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대표적 '빨치산 1세대'인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1995년 사망)의 생일 100돌을 맞아 기념행사를 열고 그를 '참다운 혁명가'로 치켜세웠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혁명열사 오진우 동지 생일 100돌 기념 중앙보고회'가 7일 평양 청년중앙회관에서 진행됐다고 8일 보도했다.

이날 보고자로 나선 리명수 군 총참모장은 "오진우 동지의 혁명 생애는 당과 수령의 사상과 영도를 총대로 옹호 보위하고 (중략) 자기 수령, 자기 영도자를 어떻게 모시고 받들어야 하는가를 실천 행동으로 보여준 참다운 혁명가의 빛나는 한생"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진우가 '백옥같은 충정심과 혁명가적 풍모'를 지니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순결한 마음'으로 받들었다며 "전체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 빛날 것"이라고 추앙했다.

보고회에는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전광호 내각 부총리, 김정임 노동당 중앙위 당 역사연구소 소장 등과 오진우의 유가족 등이 참석했다고 중앙통신은 밝혔다.

중앙통신은 한때 '좌천설'이 돌았던 오진우의 3남 오일정 전 노동당 군사부장이 유가족으로서 참석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중앙보고회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북한 권부에서 빨치산 세력을 제거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열린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올해 1월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 민간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김정은이 빨치산 세력들을 권력 내부에서 축출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빨치산 2세대'로서 한때 승승장구하던 오일정도 현직에서 물러났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그는 2015년 9월 김정은을 공연 관람에 수행한 이후 17개월간 공식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그는 올해 2월 16일 김정일의 75돌 생일(광명성절)에 김정은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수행하며 재등장했다.

최근 빨치산 세력의 위상에 대해 분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북한이 오진우의 생일을 공개적으로 기념한 것은 김일성·김정일에 절대 복종한 '충신'으로서 그의 상징성은 강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앞으로 후대들도 (오진우를) 본보기로 수령 결사옹위에 모든 것을 다 바치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김일성과 각별한 관계였으며 김정일 후계체제 수립의 결정적 '공신'으로 꼽히는 오진우는 북한군 총정치국장, 총참모장, 인민무력부장,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등 최고 요직을 두루 지냈다.

북한은 오진우 이외에도 과거 최룡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아버지인 최현(1907~82년) 전 인민무력부장 등 빨치산 1세대들의 생일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연 바 있다.

kimhyo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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