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밤새 두배로 불려줄게" 10억원 수표받아 줄행랑

"하루 밤새 두배로 불려줄게" 10억원 수표받아 줄행랑

서울 마포경찰서, 사기 혐의로 2명 구속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서울 마포경찰서는 하루 만에 두 배로 불려준다며 돈을 뜯어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A(59)씨 등 2명을 구속하고 B(5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9월 30일 오후 8시께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모텔에서 피해자 C(41)씨에게 "10억원을 주면 돈을 다른 곳에 투자해 내일 새벽까지 10시간 만에 20억원을 만들어주겠다"며 10억원권 자기앞수표 1매를 받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공범들이 투자해 불려오겠다며 수표를 들고 나간 사이 피해자에게 "내 목숨을 걸고 모텔에서 합숙하겠다"며 같이 밤을 새워 안심시켰으나 다음 날 아침 공범들이 오지 않자 연락해보겠다고 하고는 그대로 달아났다.

이들은 금요일에 범행해 주말인 다음 날 피해자가 수표 지급정지 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해두고 다음 주가 되자 곧바로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버렸다.

이들 일당은 금괴 매매업을 하는 피해자가 과거 금괴 투자 실패로 2억3천만원 손해를 보는 등 현금이 많은 사람인 것을 알고 접근했다.

돈을 자신들에게 맡기면 투자 손실 금액을 보전해주는 것은 물론 더 많은 이익을 안겨주겠다고 꼬드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피해자에게 "세계 200여개국 은행의 자금을 관리한다"고 거짓말하며 돈뭉치 사진을 문자로 보내주기도 했지만, 실상 돈은 전혀 없었고 사진은 인터넷에서 찾은 것이었다.

경찰은 "피해자가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이들이 말하는 대로 될 것도 같았다'고 진술했다"고 전하며 "황당한 수법의 사기 범행이 끊이지 않으므로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속된 두 피의자의 사기·배임·사문서위조 전과 합계는 모두 9개였다.

A씨는 10억원을 빚 갚기, 일상생활, 아파트 구매 등에 써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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