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호반·계룡 등 LH 공모사업서 대형사 위협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진행하는 민간참여 공모형 사업에 최근 중견 주택건설사들이 적극 뛰어들고 있다.
정부의 공공택지 공급 축소 방침으로 택지난이 심각해지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주로 참여했던 공모형 사업에 중견 건설사들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공공임대리츠부터 뉴스테이까지 사업 영역도 다양하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계룡건설은 지난달 27일 LH가 기술제안형 방식으로 공모? 양주 공공임대리츠 7공구를 수주했다. 아파트 10개동 1천520가구를 건설하는 것으로 사업비가 2천300억원 수준이다.
계룡건설은 1차 사업계획서 평가(700점)와 2차 가격 평가(300점) 등 총 1천점 만점중 926.63점을 얻어 금호건설 등 대형 건설사를 제치고 수주에 성공했다.
수도권 요지의 공공택지를 매입해 아파트를 공급해온 호반건설은 최근 과천지식정보타운 S-9블록과 아산탕정 1-A2블록의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에 참여했다.
지난달 말 우선협상자 대상자 선정에서 GS건설에 총점 6점 차로 석패하며 탈락하긴 했지만 대형 건설사를 위협할 만한 점수차였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모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공공택지 공급 물량이 해마다 감소하면서 기존처럼 추첨을 통한 택지 매입이 어려워졌다"며 "신규 사업부지 확보를 위해 중견업체들도 공모형 사업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미건설은 중견 건설사중 가장 적극적으로 공모형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전주효천 공공임대리츠사업(A3블록, 818가구)를 비롯해 완주 삼봉 대행개발사업(B1블록, 818가구), 부산 만덕5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1블록, 1천677가구), 창원일반산단 공공임대리츠사업(Z블록, 522가구) 등을 잇달아 따내는 등 작년 공공부문 주택사업에서만 약 6천억원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또 올해 1월에는 동양,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고양 능곡6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양 능곡6구역은 뉴스테이와 연계한 정비사업으로 우미건설이 컨소시엄의 주간사다. 아파트 2천512가구(임대 170가구 포함)와 오피스텔 184실 규모의 대단지를 짓고 이 가운데 조합원분을 제외한 아파트 2천59가구를 뉴스테이로 공급한다.
작년 말에는 LH가 발주한 동탄1신도시 한옥뉴스테이 시범사업과 파주 운정 뉴스테이 사업을 수주하며 민간 임대주택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중견 건설사들이 이처럼 공모형 사업에 적극 나서는 것은 정부가 공공택지 공급 물량이 축소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중견사들은 LH 등 공공기관이 공급하는 인기 신도시나 택지지구의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아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주택 공급과잉을 우려해 정부가 신규 신도시와 공공택지 개발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공공택지 공급이 감소하면서 택지를 매입해 아파트를 공급해오던 기존 자체 사업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공모형 사업과 뉴스테이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진행중인 1차 뉴스테이 민간제안사업 공모에도 중견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가 지난 3일 참가 의향서를 마감한 결과, 당초 공모 예정인 3천가구의 5.7배 수준인 총 21개 사업장, 1만7천82가구에 대한 참가 의향서가 접수됐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들이 대형 건설사의 전유물로 여겼던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 사업 수주에 뛰어든 것도 택지난에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공모형 사업은 상대적으로 다른 개발 사업에 비해 사업구조가 안전해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간의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