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이 노골화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편인 농식품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한국 식품에 대한 통관·검역 강화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중국 당국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해 심사 절차를 강화하고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주요 수출업체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 일부 업체들은 실제 과거보다 서류나 라벨링 심사 등이 전반적으로 강화된 것으로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발표한 올해 1월 한국 식품 통관 거부 건수는 6건으로 작년 동기(21건)의 30%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 12월에 비해서도 1건 감소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중국으로의 농식품 수출은 춘제(春節·중국의 설)가 있던 1월에는 작년 같은 달보다 14.4% 감소했으나, 2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1~2월 누적 수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16.5% 증가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전체 농식품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농식품 수출에서 단일 국가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 다음으로 높은 데다 이달 들어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점을 고려하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농식품 수출액이 64억6천800만 달러로 목표치(81억 달러)의 79% 수준에 그친 상황에서 올해 목표액을 오히려 더 높게 잡으면서 또다시 '목표 따로 실적 따로' 양상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농식품부는 우선 현재까지 조사된 중국의 수입 불합격 실증사례에 대해 조사된 자료를 국내 업체들에 알렸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도 중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국의 통관 거부 사례, 현지 식품시장 트렌드 등에 관해 분기별 모니터링 정보를 수출업체들에 신속 전파해 업체들 스스로 문제 발생 소지를 최소화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중국 등 일부 국가에 편중된 농식품 수출 시장 다변화를 위해 인도·카자흐스탄·브라질·이탈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새로운 시장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신시장으로의 진출 의사가 있는 업체는 '프런티어 업체'로 선정해 맞춤형 상품 개발을 돕고, 시장 진출을 위한 모든 과정을 패키지로 지원할 예정이다.
동시에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수출업체들로 구성된 '시장 개척단'을 파견, 현지에서 바이어 초청 수출 상담회를 개최한다.
새로운 수출 유망 상품 육성을 위해 상품성은 높지만 해외에서 인지도가 낮은 전통식품 및 전통주 공동브랜드를 발굴하는 한편 중국은 영유아 식품, 미국은 기능성 쌀, 동남아는 채식주의 제품 등 시장별 트렌드를 반영한 유망 품목 발굴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농식품뿐만 아니라 종자 비료·농약·농자재 등 연관 상품까지 함께 수출할 수 있는 '패키지 수출 플랫폼' 구축 방안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월까지 전체 농식품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한 10억3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을 비롯해 일본, 아세안, 미국으로의 수출이 증가했지만 홍콩과 걸프협력회의(GCC)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6.3%, 16.7%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동남아와 중국 등에서 한국 라면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3.8%나 급증한 6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년간 주춤했던 인삼 수출액이 미국 내 마케팅 강화 효과와 중국 내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7.9% 증가했고, 조제분유는 60.8% 늘었다.
반면 파프리카와 유자차는 각각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4.9%, 3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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