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이례적 中기업 인수 추진…"성사될지는 불투명"

입력 2017-03-08 17:04  

美기업, 이례적 中기업 인수 추진…"성사될지는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이 미국 기업들을 무더기로 사들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기업이 이례적으로 중국 기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8일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미국의 산업용 가스 제조회사인 에어 프로덕츠 앤드 케미컬은 지난해 12월 중국의 잉더가스(盈德氣體) 그룹에 인수 의사를 밝히고 이 회사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에어 프로덕츠가 제시한 가격은 15억 달러로,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을 인수하는 것으로는 역대 최대다. 딜로직에 따르면 미국의 조이 글로벌이 중국의 인터내셔널 마이닝 머시너리 홀딩스를 14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 종전 최대 기록이었다.

하지만 홍콩의 사모펀드 PAG 아시아 캐피털이 지난 7일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들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PGA 아시아 캐피털은 지난주 잉더가스의 일부 이사들을 상대로 총 42%의 지분을 주당 6홍콩달러에 취득하기로 합의하고 계약을 맺었으며 나머지 주주들에게도 동일한 가격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잉더가스의 주주 가운데 과반이 찬성하면 계약은 성사된다. 하지만 이 회사의 이사회가 회장과 최고경영자(CEO)를 각각 지지하는 이사들이 대립하는 상황이어서 주주총회에서 어느 쪽이 경영권을 차지할지가 기로가 될 전망이다.

회장 측은 지난해 11월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CEO를 제거하고 자신이 사전에 찍어둔 베이징의 투자자에게 상당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뜻을 관철하려 했으나, CEO 측은 이에 반대하고 회사 전체를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

이로 인해 베이징 투자자와의 지분 매각 계약은 불발됐고 그 틈을 에어 프로덕츠가 파고든 것이다. CEO 지지파들은 서둘러 매각을 원한다는 입장이지만 회장 측은 에어 프로덕트 측에 회사자료를 공개하는데 미온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잉더가스의 CEO는 PAG 아시아 캐피털이 인수전에 가세한 것과 관련,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쪽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정통한 소식통들은 이와 관련, 에어 프로덕츠가 인수가격을 높일 수도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민감한 업종의 외국인 투자를 제한해왔다. 대표적인 사례는 2009년 코카콜라가 중국의 후이안 주스(匯源果汁集團)를 24억 달러에 인수하려 하자 반독점을 이유로 제동을 걸었고 이 때문에 많은 미국 기업들의 인수 의욕이 꺾이고 말았다.

에어 프로덕츠의 잉더가스 인수도 중국 상무부의 승인이라는 최종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그러나 잉더가스가 이미 홍콩 증시에 상장된 데다 외국인 주주들도 있어 승인은 무난하다는 것이 중국 변호사들의 시각이라고 전했다.

에어 프로덕츠의 사이피 가세지 CEO는 잉더가스를 인수하는 것은 전략적, 재정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인수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그는 지난달 상하이를 방문해 이 회사 경영진들을 설득했고 조만간 회사의 경영 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방문할 예정이다.

에어 프로덕츠는 시가 총액이 3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견기업으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자리를 잡고 있다. 잉더가스는 중국의 산업용 가스 시장에서 14%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jsm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