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전월보다 8% 감소…여름철 운항계획에도 여파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중국 정부의 방한 관광 중단 지시로 제주 기점 중국 항공노선에 이달 운항 예정인 정기편마저 감소했다.
9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중국 항공사와 한국 국적 항공사가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 제주∼중국 22개 노선(홍콩 포함) 출·도착 1천254편을 운항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1∼28일 제주에서 중국으로 오가는 24개 노선에 운항한 1천363편에 견줘 8%(109편) 감소했다.
지난해 3월 같은 기간 운항한 1천200여 편과 비슷한 운항 수준으로 돌아갔다.
길상항공이 상하이 노선을 주 9회에서 주 2회로 줄이고, 닝보(주 2회), 항저우(주 3회) 정기편은 운항 중단키로 했다.
전달 나흘간 운항을 중지했던 푸둥 노선에서는 이달에는 4일 더 많은 여드레 동안 운항하지 않는다.
정기편 운항 감축은 사태 추이에 따라 추가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여름철 항공 운항계획에도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남방항공의 선전∼제주 노선은 애초 10월까지 운항할 예정이었으나 4월부터 운항을 중단하기로 하고 이용객의 항공좌석 예약금을 여행사 측에 반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와 심양 노선에 항공기를 운항 중인 스프링 에어라인은 내달 20일부터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고, 남방항공사의 같은 노선 항공편과 장춘 노선 항공편은 이달 16일부터 여름철 운항 시즌까지 운항을 잠정 중단할 예정이다.
오케이 에어라인은 천진·닝보·항저우 노선의 항공기를 이달 중순부터 잠정 중단하며, 동방항공은 닝보 노선과 항저우 노선에서 항공기를 여름철 운항 시즌에도 띄우지 않기로 했다.
난징 노선, 난퉁 노선에서도 항공기 운항이 중단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민항국은 항공 자유화 지역의 여름철 운항일정을 정하는 과정에서 한국 항공사들의 신규 취항 및 증편 계획을 허가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중국 당국의 정기편 운항 규제에 대한 분위기를 전했다.
도는 제주 직항 노선에 취항한 21개 항공사의 항공편을 이용한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등 11만1천여 명의 중국인이 올해 제주관광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제주를 직항편으로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20만 명으로 경유편(70만명)의 1.7배 수준으로, 크루즈 이용객(116만 명)보다 4만 명가량 더 많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추진으로 올해 들어서는 직항편 이용 유커의 감소세가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제주 직항편을 이용한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등 누적 탑승객은 총 18만7천195명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18만9천215명에 견줘 1.1% 줄었다.
8일 하루에는 제주 직항편 이용 유커 등이 1천913명으로 전년 같은 날(2천446명)에 견줘 21.8% 감소했다.
다른 지역 국제공항을 통해 제주로 들어오는 유커와 크루즈 관광객 감소로 인해 8일 현재 28개 여행사에서 11만4천493명의 유커가 제주관광 예약을 취소했다.
부정기편의 경우 중국 정부의 운항 중단 조치에 따라 이달 마카오 노선만 총 8일 운항하고 전년 같은 달 운항하던 구이린 노선은 사라졌다.
제주공항은 항공 자유화 제도에 따라 정기 운수권이 없어도 개별 항공사의 신청에 따라 항공기를 띄울 수 있으나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이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중국은 당국의 허가가 있어야 운항할 수 있다.
제주 면세점의 한 관계자는 "크루즈 운항 불허에 이어 국제선 항공편도 줄어들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교통편이 줄어 중국인 개별 관광객으로 불리는 싼커도 제주에 오는 데 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접근성이 불편하면 마케팅을 아무리 적극적으로 펼쳐봐도 중국인들을 유치할 방법이 없다"며 "사드 보복이 점차 손쓸새 없이 죄어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제주공항 국제선 이용객 감소로 출국장이 유커들로 붐비고 운항 지연이 이어지는 일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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