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자치구 최초로 '문제행동' 반려견 교육 프로그램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시도 때도 없이 짖는 강아지, 사람만 보면 달려드는 옆집 견공, 방 한복판에 '볼일'을 보는 아이…. 사랑스러운 우리 집 '막내'지만 문제행동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견주라면 구청이 직접 운영하는 '학교'에 보내보면 어떨까.
서울 강동구는 예산 800만원을 들여 다음 달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5주 과정으로 반려견 문제행동 교정을 위한 '반려동물 강동서당'을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강동서당은 상반기 60명·하반기 60명을 각각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5주에 걸쳐 ▲ 입학식·반려견 관찰·견종별 유래 배우기 ▲ 반려견 적정량 사료 주기·클래식과 함께하는 마사지 ▲ 사회화 교육·개인별 문제행동 교정 ▲ 펫 로스 증후군 극복·'기다려' 게임·졸업식 등 반려견을 키우는 데 필요한 이모저모를 꼼꼼하게 배운다.
이를 통해 반려견의 성향·습관감정 상태를 진단하고 문제점을 찾아내 교정한다. 견주는 반려견의 '언어'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원활한 소통 방법을 배운다.
회차마다 문제행동에 대해 상담하거나, 반려견별 행동 교정을 하는 시간을 둬 교육 효과를 높인다.
자치구 동물 정책이 보통 유기견 구조나 동물 학대 방지에 주안점을 두는 것과는 사뭇 다른 접근 방식이다. 이 같은 반려견 교육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하는 사례는 강동구가 서울 시내에서 최초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1일 과정으로 2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했는데, 10분 만에 접수가 마감될 만큼 반응이 좋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반려견은 대개 친척이나 지인을 통해 별생각 없이 호기심에 입양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견주가 전문 지식이 없어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려견에 대한 올바른 교육 방법을 익혀 문제행동을 고치고,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해 결국 유기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특히 반려견 10마리씩 A·B·C 세 반으로 나눠 운영한다.
반을 나누는 기준은 함부로 짖는다거나, 배변 훈련이 안돼 있다거나 하는 등 비슷한 문제를 보이는 '또래'끼리 묶는다. 이를 위해 일일이 견주와 일대일 전화상담을 하고 반려견이 어떤 문제를 지니고 있는지 꼼꼼하게 진단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개도 비슷한 성향의 개체끼리 모이면 사회성도 키우고 교육 효과도 높아지지 않겠느냐"며 "한 반을 10마리 이내로 해야 충분히 교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사로는 사단법인 유기견없는도시의 정윤식 교육부장과 서지형 자원봉사자 교육팀 팀장 등 전문가가 나선다.
자세한 내용은 강동구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되며, 모집은 13일부터다. 견주는 반려견 간식과 교잿값으로 2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