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크루즈 미국선 '씽씽'…국내 가격인하 승부수 통할까

입력 2017-03-09 07:03  

쉐보레 크루즈 미국선 '씽씽'…국내 가격인하 승부수 통할까

올해 美 컴팩트 세단 시장 '톱3' 진입…아반떼 앞서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국내에 출시되자마자 높은 가격과 초기 품질 문제로 논란이 제기된 쉐보레의 '올 뉴 크루즈'가 미국 시장에서는 판매 '톱3'에 이름을 올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작년 8월에 먼저 출시된 신형 크루즈는 올해 미국 컴팩트 세단 시장에서 3위를 기록 중이다.

크루즈는 지난 1월과 2월에 총 3만5천316대를 판매해 1위 혼다 시빅(5만134대), 2위 도요타 코롤라(4만5천502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팔린 준중형 모델에 올라 있다.

미국의 '국민차'라 불리는 시빅과 코롤라가 월평균 2만 대 이상 팔리며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컴팩트 세단 시장에서 크루즈도 선두권과 간극을 좁혀가며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에서 준중형차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 현대차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는 올해 1~2월 총 2만9천139대를 판매해 미국 컴팩트카 시장에서 5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미국 컴팩트 세단 시장의 판매 순위는 1위와 2위는 각각 시빅(36만6천927대), 코롤라(36만483대)였고, 4위는 20만8천319대가 팔린 아반떼, 5위는 18만8천876대가 판매된 크루즈였으나 올해 들어 순위가 뒤집힌 것이다.

최근 올 뉴 크루즈는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는 미국 비영리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에서 '준중형 세그먼트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뛰어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컨슈머리포트는 "크루즈의 전체 점수가 혼다 시빅, 도요타 코롤라 등과 함께 세그먼트 최상위급"이라며 "임팔라, 말리부의 축소판인 크루즈가 주행성능, 고급 옵션까지 상위 모델을 닮아 조용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넉넉한 세단을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미국 시장의 반응과는 달리 한국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판매를 앞두고 에어백 관련 부품에 문제가 발견돼 초기 품질 문제가 대두됐고 경쟁차종에 비해 높은 가격 책정으로 논란이 일면서 첫 스텝부터 꼬여버렸다.

이와 관련, 한국지엠은 품질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 출고를 연기한 데 이어 고객에게 인도를 시작하기 전에 결국 가격을 트림 별로 최대 200만원까지 인하하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

당초 1천890만∼2천478만원이던 가격은 1천690만∼2천349만원으로 조정됐고, 내비게이션 옵션도 14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낮췄다.

풀체인지(완전변경)한 신차에 대한 가격 인하 결정은 회사 출범 후 처음이다.

올해 사상 최대의 내수판매 목표를 내건 한국지엠으로서는 최고의 '기대주'이자 핵심 볼륨 모델인 크루즈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에 이같은 결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지엠은 올 뉴 크루즈의 유일한 단점으로 지적됐던 가격이 대폭 인하돼 소형 SUV보다 저렴하고 경쟁 준중형 모델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진 데다 기존 준중형 차량보다 한 차급 더 큰 차체, 고급 기술 대거 적용 및 '신차 효과'에 힘입어 크루즈가 초기 논란을 딛고 판매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신차 출시 행사를 연지 불과 2달이 채 안 된 상황에서 최대 200만원을 인하한 것은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미국에서 잘 나가는 크루즈가 한국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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