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 유력 정치인…마크롱, 중도좌파 표 더 흡수할 듯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집권 사회당의 유력 정치인인 베르트랑 들라노에 전 파리시장이 중도신당 대선후보 에마뉘엘 마크롱(39) 지지대열에 합류했다.
들라노에 시장의 마크롱 지지 선언으로 사회당 대선후보 브누아 아몽(49)이 타격을 입고 마크롱은 중도좌파 유권자들의 표를 더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들라노에 전 시장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엥테르 라디오에 출연해 마크롱을 지지하는 것이 극우의 집권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면서 지지를 선언했다.
들라노에는 마크롱의 경제·사회공약들에 대해 "사회정의 구현"을 위한 것들이라며 높이 평가하고, 사회당 대선후보인 아몽에 대해서는 기본소득 보장 등 급진적인 공약들 때문에 좌파진영을 결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몽과는 개인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아몽의 구상에 대해 "접근법이나 철학적 측면에서 볼 때 진정한 사회 발전을 이뤄낼 수 없다고 본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회당 내에서 영향력이 큰 들라노에 전 시장의 지지를 이끌어 내면서 마크롱은 전통적으로 사회당의 표밭으로 여겨진 중도좌파 진영의 표심을 더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회당 정권인 현 정부에서도 강경좌파로 분류되는 장뤼크 멜랑숑까지 연정에 끌어들이려 한 아몽을 '너무 왼쪽으로 치우쳤다'며 경계하는 분위기가 강해 내심 마크롱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은 지난달에는 프랑스 대선에 세 차례 출마했던 중도파의 거물 프랑수아 바이루 민주운동당(Modem) 대표와 후보 단일화에 성공해 중도와 중도우파 쪽의 표를 다수 확보한 바 있다.
마크롱은 8일에는 파리 교외의 빈곤지역인 레 뮈로를 방문해 이민자와 빈곤계층의 표심 공략에 나섰다. 흔히 '방리유'(banlieu)라고 불리는 파리 교외 지역은 전통적으로 사회당의 영향력이 강한 곳이다.
마크롱은 이 지역 청년들에게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민자들이 집중된 지역의 청년들에게는 다른 곳에 비해 성공할 기회가 덜 주어지고 있다"면서 스포츠 스타를 꿈꾸기보다는 자기만의 사업을 꾸려보라고 조언했다.
마크롱은 경제장관 재직 시에도 기업가정신을 강조하며 청년 창업을 촉진하는 정책들을 입안해 추진했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오피니언웨이의 대선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은 1차투표 지지도 25%를 기록, 1위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26%)을 1%포인트 차로 바짝 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위는 세비횡령 스캔들로 고전하는 중도우파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으로 지지율이 21%에 그쳤다.
마크롱은 결선투표에서 극우정당 후보인 르펜과 대결하는 경우를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62% 지지율을 기록, 38%에 그친 르펜에 압도적인 우위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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