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북한정보분석관 출신인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8일(현지시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에 북한이 아주 행복해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칼린 연구원은 이날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북한 관련 토론회에서 '사드 배치가 북한에 역풍이 될까'라는 물음에 "내가 만약 북한에 앉아 있다면 지금 이 순간 아주 행복할 것이다"고 말했다. 북한이 사드 배치로 인해 느낄 체제 불안보다는 오히려 중국의 강한 반발로 인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이 사드에 분노하면서 북한에는 덜 분노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은 분할 정복(divide and conquer)에 아주 능하다. 사드 배치가 역풍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칼린 연구원은 이어 "역풍이 북한 정권에 항상 나쁜 것은 아니었다"며 "북한은 역풍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다"고도 했다.
이어 북한의 체제 붕괴 가능성에 대해선 "나는 1974년부터 43년간 북한을 들여다봤다. 아직 붕괴 조짐이라고 할만한 것이 보이진 않는다"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칼린 연구원은 또 "만약 북한 언론을 오랜 기간 주의 깊고 체계적으로 읽는다면 북한 지도자들이 변덕스럽지 않고 예측 가능하며, 체제는 붕괴할 위험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도덕적 판단이 아니며, 그들을 (아기사슴) 밤비로 그리려는 것도 아니다"면서 "이는 순전히 현실에 대한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칼린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사흘간 '반관반민' 형식의 북·미 대화에 미국 측 민간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참석한 바 있다.
당시 북미 대화에는 북한에서는 김정은 정권의 대미 외교를 담당하는 최선희 외무성 미주국장을 단장으로 장일훈 유엔 주재 차석대사 등 5명의 관리가 참석했고, 미국 측에선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 등 5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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