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목걸이에 껌 붙었네" 노인들 금품 훔친 50대女 쇠고랑

입력 2017-03-09 09:14  

"어머, 목걸이에 껌 붙었네" 노인들 금품 훔친 50대女 쇠고랑

(장흥=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할머니, 목걸이에 껌이 붙었네. 내가 떼줄게요."




지난달 28일 오후 2시 40분께 전남 장흥군 장흥읍의 한 목욕탕.

목욕을 마치고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던 이모(50·여)씨의 눈에 두툼한 금목걸이를 한 A(78·여) 할머니가 눈에 띄었다.

이씨는 "목걸이에 붙은 껌을 떼주겠다"며 A 할머니에게 다가가 자신이 씹고 있던 껌을 살짝 붙인 뒤 수건으로 열심히 닦는 시늉을 했다.

이씨는 할머니의 가방을 열고 목걸이를 넣어주겠다고 하고는 목욕탕을 떠났고 A 할머니는 젊은 이씨의 호의에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웃으며 그녀를 보냈다.

그러나 10여분 뒤 짐을 챙겨 목욕탕을 나서려던 A 할머니는 가방 속에 목걸이는 물론, 차비로 쓸 현금 몇천원까지 모두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알고 허탈해했다.

"노란 점퍼를 입은 키 160cm가량의 호리호리한 중년 여성이 목걸이를 훔쳐 달아났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읍내 일대를 수색에 나섰다.

당시 시외버스터미널을 배회하고 있던 이씨는 정복을 입은 지구대 경찰관들이 보이자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시가 80만원 상당의 훔친 금목걸이와 자신의 주민등록증 등을 숨겼다.

화장실을 나와 바로 달아나려던 이씨는 신고 55분 만인 오후 3시 45분께 경찰에 붙잡혔고 화장실에 숨겼던 금품도 모두 들켰다.

이씨의 범행은 처음이 아니었다.

절도 전과가 다수 있는 이씨는 지난해 1월 30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5차례에 걸쳐 561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들이 마을회관에 놀러간 사이 빈집을 뒤져 금품을 훔치거나 목욕탕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금붙이를 훔쳐 달아난 건으로 드러났다.

다방 종업원으로 일하다 그만두기를 반복했던 이씨는 훔친 금붙이들을 대부분 팔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금목걸이를 보고 나도 모르게 갖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전남 장흥경찰서는 9일 이씨를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areu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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