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최고 지도자로 자처해온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이라크군의 집중 공격을 받는 모술을 빠져나가 사막 지대로 피신했다고 미국과 이라크 관리들이 8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관리는 이라크군이 모술을 포위하기 오래 전에 바그다디가 모술을 버리고 잠적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이 관리는 "이라크군이 탈환작전에 나서기 전에는 바그다디가 모술에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모술과 알아파르 마을을 고립시키기 전에 그가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바그다디가 IS의 모술 방어전에 전술적 영향을 주는 것 같지는 않고 광범위한 전략적 지침을 전투 지휘관들에게 내린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 관리는 또 IS가 신정일치 칼리프 국가 건설 구상을 포기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이라크와 시리아에 아직 1만5천명 정도의 IS 대원들이 남아 있고, 모술과 시리아의 락까에만 각각 2천500명과 4천명이 남아 저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NBC 방송도 미국과 이라크 정부 관리들을 인용, 바그다디가 필사적으로 모술을 빠져나가 사막 어딘가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양국 관리들은 바그다디의 정확한 은신처를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NBC에 밝혔다.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바그다디가 골수 추종세력들과 지휘관들을 모술에 남겨놓고 살아남기 위해 사막 지대에 숨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온라인 매체는 IS 지도부의 공식적인 통화내역이 없고 모술 대부분이 이라크군에 넘어간 점 등으로 미루어 바그다디가 모술을 포기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바그다디는 2014년 모술의 그랜드 모스크에서 자신을 IS 최고 지도자라고 선언하면서 외부 세계에 알려졌지만, 그의 소재와 심지어 생사조차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바그다디는 감청 우려가 있는 통신수단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끊임없이 이동하며, 수니파 아랍 부족들이 모여 사는 사막 지대에 주로 은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공개된 육성 메시지를 통해 추종자들에게 모술 사수를 촉구했고, 지난달 12일에는 이라크군의 폭격으로 중상을 입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의 거처나 활동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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