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퇴원…"국내 최연소 시술 기록"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선천성 대사질환을 앓는 생후 1개월 아기에게 생후 2주 만에 사망한 영아의 간세포를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했다. 국내 최연소 기록이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소아외과 이석구·이상훈 교수팀과 소아청소년과 진동규·조성윤 교수팀은 지난해 12월 선천성 대사질환인 카르바모일인산 합성효소 결핍증(CPSD)을 앓는 여아(당시 생후 1개월)에게 뇌사자 간에서 분리한 간세포를 추출해 주입하는 간세포 이식수술을 진행했다고 9일 밝혔다.
수술 후 경과를 지켜본 결과 이 아기는 암모니아 수치 등 인체의 생리작용이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와 최근 3개월 만에 퇴원했다고 병원 측은 덧붙였다.
간세포 이식이란 혈액형이 같은 뇌사자(기증자)의 간에서 간세포를 분리한 후 환자의 간문맥에 직접 넣어주는 시술이다. 간이식 수술이 부적합한 환자의 간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간 기능을 유지해 주는 일종의 중간 치료다. 국내에서는 삼성서울병원에서만 시술하고 있다. 현재까지 시행된 다섯 번의 간세포 이식 중 이번 시술이 최연소 기록이다.
이번에 간세포 이식을 받은 여아는 태어나자마자 CPSD 진단을 받았다. CPSD란 간세포에 주로 존재하는 카르바모일인산합성 효소의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효소에 장애가 생기면 암모니아를 제거하는 요소 회로에 이상이 생겨 지능장애, 고암모니아성 혼수가 나타나고 치료받지 않은 경우 중추신경계 손상으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간세포은 생후 2주께 사망한 무뇌증 아기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에 다니던 한 산모가 장기 생존 가능성이 없는 무뇌증 아기를 출산까지 유지하고 출산 전에 '간세포 기증'을 약속해 이식을 받을 수 있었다.
이석구 교수는 "간세포 이식은 선천성 대사이상 환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으로 간이식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이번 수술은 그동안 시도하지 못했던 어린 신생아에서 성공적으로 시행한 첫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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