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파이프와 각목 들고 집회 참석한 사람들 사전에 조처했어야" 비난 고조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지난 4일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UC 버클리)에서 발생한 트럼프 찬반 시위대 간 유혈 충돌사태가 경찰의 '방조' 때문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지지 집회인 '3월 4일 행진' 측과 이를 반대하는 '필요한 모든 수단으로'라는 반 트럼프 시위대 200여 명은 버클리 대학 마틴 루서 킹 주니어 시빅센터 파크에서 각목을 휘두르고 후춧가루를 뿌리는 등 정면으로 충돌해 7명이 다쳤고, 10명이 체포됐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F 크로니클)은 "시위대는 사전에 헬멧을 쓰고, 쇠파이프와 각목, 하키 스틱 등으로 무장한 채 삼삼오오 몰려들었다"며 "그들은 분명 싸울 의도를 갖고 집회에 참석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실제 싸움을 시작했고, 이제 자신들이 개입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판단한 순간에 체포에 나섰다"고 말했다.
버클리대 평화ㆍ정의 감독관인 피비 소겐은 "이 사람들이 서로에게 그런 행위를 하도록 (경찰이) 허용한 것은 정말로 부끄러운 짓"이라고 비난했다.
평화로운 집회가 아닌 폭력 사태가 뻔히 예견된 상황에서 경찰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 대변인인 마타이 차코는 "이들은 싸울 의도를 갖고 참석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현장에서 체포된 10명 가운데 한 명은 구급차 대원의 치료를 받고 다시 싸우러 가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차코 대변인은 시 당국이 사전에 경찰에 '한발 물러서서 상황을 지켜볼 것'을 지시했는지에 대해 "절대 그런 일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SF 크로니클은 "지난 2014년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는 시위 당시 경찰이 최루가스를 살포한 데 대해 제시 아레긴 시장은 '경찰이 어려운 상황에서 잘 대처했다'고 말한 바 있다"고 과거 경찰의 사전 대응 사례를 소개하면서, "앞으로도 이런 상황(트럼프 찬반 시위대 간 충돌)은 더 많아질 것인데 경찰이 또 어떻게 대처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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