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노래하는 '러시아천사합창단' 美 한인사회 순회공연
러시아 천사합창단의 '비싸네 무척' 동영상[https://youtu.be/P2pOci-WYsM]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국어로 노래하는 '러시아천사합창단'(지도 김바울)이 미국 순회공연에 나섰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의 라구나우즈 한인회(회장 김일홍)는 합창단이 지난 1일 현지 은혜한인교회에서 첫 공연을 선보인 데 이어 16일까지 풀러튼, LA, 토런스,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 10차례 공연을 한다고 9일 밝혔다. 합창단은 베사메무쵸 등 널리 알려진 명곡에 '비싸네 무척'이라는 한글 가사를 붙여 한인들에게 선사하고, 한국 민요 등도 부른다.
이 합창단이 한국의 생활상을 코믹하게 개사해 부른 '비싸네 무척'은 유튜브(www.youtube.com/embed/P2pOci-WYsM)에서 9일 현재 조회 수 87만 9천238회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가사는 "비싸네 비싸네 무척/ 갈비탕 한 그릇 16불이 웬말인가/ 비싸네 비싸네 무척/ 갈비탕 한 그릇이면 자장면 두 번 먹네/ 갈비탕 맛있지만 기름기 너무 많아서 건강에 해롭데요/ 갈보탕보다도 추어탕, 쏘가리탕, 메기탕, 아구탕…"으로 나가다가 "웃기네 웃기네 무척/ 한국땅 독도를 자기땅이라니 웬말인가/ 웃기네 웃기네 무척/ 독도는 한국땅 오키나와는 자기네땅…"이라며 외교적인 사안을 패러디한 내용이다.
라구나우즈 한인사회가 개최한 3·1절 기념식에서는 한국 독립운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특별히 작사한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을 불렀고, 가수 최희준의 하숙생을 개사한 곡도 들려줬다.
서울대 음대 출신인 김바울 목사는 지난 1991년 모스크바 국립교육대학 음악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 합창단을 꾸렸고, 러시아 군대와 병원, 학교 등을 비롯해 한국과 미국, 일본, 캐나다, 남미 등지를 돌며 공연을 펼쳤다. 한국에서는 세종문화회관, 국회, 청와대, 개성공단 등에서 노래를 불렀다.
창립 초기에는 어린이와 음대생 30여 명이 활동했고, 현재는 성악가로 활동 중인 단원들을 포함해 10여 명이 남아있다. 이번 미국 순회공연에는 소프라노 카트리나 티모노바와 등 7명이 참여했다.
김 목사는 "러시아 여성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치고, 세계적 명곡에 한글 가사를 붙여 노래를 부르게 하면서 전 세계를 돌고 있다"며 "노래를 통해 한국문화를 알리고, 세계와 교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11살 때부터 창립멤버로 활동한 티모노바와는 "한국어 가사지만 내용을 다 이해하고 노래한다. 미국 한인들과 정을 나누고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게 돼 유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합창단원들은 공연이 끝나면 라구나우즈 한인회가 주선한 한인 가정에 들어가 홈스테이를 한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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