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노린 호텔 예약률↓·부동산 투자 활성화 '차질'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중국이 '사드 보복성' 금한령(禁韓令·한류 금지령)을 내리면서 중국인을 주 고객으로 삼은 인천지역 부동산 시장도 된서리를 맞았다.
10일 인천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인천시 중구의 A 수익형 호텔은 애초 분양자들에게 매달 분양가의 8%를 지급하기로 한 확정 수익률을 올해 4%로 낮췄다.
주요 숙박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줄면서 호텔 운영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2015년 운영을 시작한 A 호텔은 객실을 개별 분양, 분양자에게 소유권을 주고 매달 수익을 돌려주는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기를 끌었다.
객실 1실당 분양가는 층·면적별로 9천만∼1억5천만원 선에 달했지만 모두 분양됐다. 인근 외국인전용 카지노 개발 호재와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워 관광객 수요가 많다는 이점이 겹쳐 수요가 높았다.
A 호텔 객실을 예약하는 고객의 절반 이상은 단체로 한국을 찾는 유커들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깔고 간다'고 설명한다.
한 호텔 관계자는 "보통 유커들은 영종도에서 입국한 날과 출국 전날 단체로 묵는데 그 수가 워낙 많아서 일단 '깔고 가는 몫'으로 본다"며 "하루 5만원도 안 되는 싼 숙박 가격과 인천공항에서 가깝다는 이점 덕에 유커가 몰렸다"고 말했다.
영종도에는 이들 유커 수요를 노린 호텔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다. 호텔 1곳이 다음 달 영업을 시작하고, 오는 6월 준공 예정인 호텔을 비롯해 4곳이 분양 중이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금한령으로 인해 유커를 주 고객으로 한 호텔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중국 현지 여행사들이 한국관광 상품 판매를 중단할 이달 15일 이후에는 숙소 예약률이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이미 결제된 이번 주 예약분은 그대로지만 다음 주까지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여행사의 숙박 취소 요청이 들어올 것이란 예측이다.
인천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인천에서 기업회의를 열 예정이었던 중국 코우천그룹, 유더그룹, 아오란그룹은 잇따라 방한 계획을 접거나 연기했다.
올해 6월 중국 톈진에서 관광객 4천200명을 태우고 인천을 찾을 예정이던 대형 크루즈도 운항을 취소했다.
내달 문을 열 영종도의 한 호텔 관계자는 "하필 영업을 앞두고 금한령이 내려져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출·입국하는 단체 유커가 타깃인 만큼 매출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중국 자본을 유치해 침체한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던 인천시의 구상도 당분간 차질을 빚게 됐다.
정부는 2011년 11월부터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해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시행 중이다.
부동산 이민제는 2010년 2월 제주도를 시작으로 2011년 2월 강원도 알펜시아, 2011년 8월 여수 대경도 해양관광단지에 이어 인천경제자유구역까지 시행 범위가 확대됐다.
이 제도는 휴양콘도, 리조트, 펜션, 별장 등 휴양 목적 체류시설에 5억원 이상을 투자한 외국인에게 국내 거주자격을 부여하고, 5년 이상 체류한 경우 영주자격을 주는 내용이다.
인천에서는 2015년과 지난해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와 영종지구의 미분양 아파트 8가구가 이 제도를 통해 중국인 투자자에게 매각됐다.
인천시는 이 제도를 활용해 중국 투자 유치와 관광·레저 관련 사업을 한층 활성화할 계획이었지만 갑작스러운 금한령에 안절부절하는 모습이다.
시 산하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통해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영종지구 개발사업을 강력히 추진하려는 계획이었는데 중국 당국의 금한령 사태로 일정 기간 차질을빚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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