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전문 美탐사기관 자처 단체 "김한솔, 지난달 15일 대만 갔다"
대만 정부 "김한솔 입국 안했지만, 경유 여부는 모른다" 답변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22)이 지난달 13일 부친 피살사건이 발생한지 24일 만인 8일 유튜브에 등장했으나, 어디에 있는지 밝히지 않아 그의 소재지에 관심이 쏠린다.
부친이 이복동생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로 북한 국적 용의자들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김한솔 역시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소재지는 극비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신생 북한전문 미국 탐사기관을 자처한 단체 '체신넷(chesin.net)'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와의 트위터 메신저 대화에서 김한솔이 지난달 15일 모친 이혜경 등과 타이베이(臺北)공항으로 떠났다는 얘기를 대만 정부 소식통에게서 들었다고 전했다.
북한 체신성 이메일 주소(@co.chesin.com)에서 단체명을 딴 체신넷 관계자는 김한솔이 김정남 피살 직후 말레이시아로 가려다가 신변 안전 우려 때문에 친구가 있고 항공편이 많은 대만으로 가기로 마음을 바꿨다면서 잠시 대만에 머물렀을 수 있지만, 대만 역시 위험하기 때문에 현재는 다른 나라로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김한솔과 그 가족을 도운 4개 국가가 중국과 대만, 미국, 네덜란드라며 '김한솔을 대피시켰다고 주장하는 '천리마 민방위'가 감사를 표한 4개국 중 대만만 공개하지 않은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을 배려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천리마 민방위는 8일 홈페이지에서 "긴급한 시기에 한 가족의 인도적 대피를 후원한 네덜란드 정부, 중국 정부, 미국 정부와 한 무명의 정부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도움을 준 한 국가만 공개하지 않아 배경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대만의 허룽춘(何榮村) 이민서장은 입법원(국회) 질의에서 "김한솔이 대만에 입국하지 않았다"면서도 대만을 경유했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대만 중앙통신(CNA) 등이 보도했다.
이처럼 대만 정부가 김한솔의 대만 경유 여부를 부인하지 않으면서 김한솔이 지난달 15일 타이베이공항 도착 후 곧바로 제3국으로 향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천리마 민방위가 엠브레흐츠 주한 네덜란드 대사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한 것이 김한솔의 입국을 허용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김한솔이 비자 심사가 까다로운 미국 대신 네덜란드로 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천리마 민방위를 임시 조직으로 본다며 (북한) 망명 정부를 구성하는 데 좋은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개설한 체신넷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남 암살용의자 리지현(33)과 홍송학(34)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집무실과 저택, 별장 등을 경호하는 북한 호위사령부 소속이라며 김 위원장과 함께 성장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말 '김 철' 명의로 된 김정남의 외교여권 사진을 입수해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단체가 북한 체신성 이름을 모방해 최근에 트위터 계정을 개설한 점을 들어 탈북자 단체이거나 북한 기관일 수 있다며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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