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대표직 사퇴 5년만에 붉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당사 방문
당원권 회복 문제 논의됐을 듯…"자동적으로 정리가 될 것"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9일 여의도 한국당 당사를 방문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를 만났다.
홍 지사의 당사 방문은 5년여 만이다. 2011년 12월 '10·26 재보선 참패'와 '디도스 파문'에 책임을 지고 한나라당(현 한국당) 대표를 전격 사퇴한 이후 처음이다.
상기된 표정으로 당사에 들어선 홍 지사는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당을 끌어주니 참 감사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대표직 사퇴 당시 맸던 것과 비슷한 붉은색 넥타이를 맸다.
홍 지사를 맞은 인 위원장은 "저희 당에 오셔서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되면서 자신이 대표 시절 마련했던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다.
당원권이 정지된 사람은 당 대선 후보가 될 수 없다. 홍 지사는 지난달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검찰이 상고하면서 무죄가 확정되지는 않았다.
다만, 당 안팎에선 '사실심'인 항소심 무죄로 사실상 그의 혐의가 벗겨진 만큼 당 지도부가 당헌·당규상 특례에 따라 홍 지사의 당원권을 회복시켜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홍 지사는 "때가 되면 (당원권 문제는) 자동적으로 정리가 될 것"이라면서도 인 위원장에게 "때가 되면 당비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에선 당비를 내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에 인 위원장은 웃으면서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홍 지사가 면담 직후 기자들에게 전했다. 인 위원장은 "지사님이 다 말씀하셨다"며 기자들의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인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경남 창원을 방문했을 때 홍 지사와 오찬을 함께했다. 당시 오찬 이후 이날이 두 번째 만남이다.
홍 지사는 10일로 예정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대해 "기각되든 인용되든 (한국당은)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것이 옳다"고 인 위원장에게 조언했다.
이어 "국민이 이 우파 정부를 불신했지만, 우파 전체를 불신한 것이 아니다"며 "지금은 '좌파 광풍' 시대다. 탄핵심판 결론이 나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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