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빠진 TPP 운명은…속셈 다른 가운데 15일 각료회의

입력 2017-03-0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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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빠진 TPP 운명은…속셈 다른 가운데 15일 각료회의

일, 미국의 `양자협상 제의' 대비, 미국 포함 `12개국 체제' 고수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미국이 탈퇴를 선언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진로를 논의하기 위한 TPP 각료회의가 15일 남미 칠레에서 열린다. 12개국으로 출발했지만, 미국이 탈퇴를 선언하는 바람에 남은 11개국 관계 장관들만 참석한다. 이번 회의는 미국이 탈퇴를 선언한 후 처음 열리는 각료회의다.

정권의 명운을 걸고 TPP를 추진해온 일본은 미국의 탈퇴선언에도 불구, 표면적으로는 미국을 포함한 12개국 체제로 끌고 간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이번에도 "일본이 이니셔티브를 잡는다"는 계획이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참가국의 의견이 달라 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참가국 중 호주와 뉴질랜드는 미국을 빼고 11개국만으로 새로운 협정(TPP 11)을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축산업이 강한 두 나라는 협정 발효로 일본과 동남아 국가에 대한 축산물 수출이 증가하면 미국이 없어도 일정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은 "미국이 빠진 TPP는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두 나라 모두 대미 수출증가를 내세워 국내 반대여론을 누르고 협정을 비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칠레와 페루는 "중국에도 참가를 요청하자"는 입장이지만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의 영향력 강화를 우려해 중국의 참가에는 소극적이다. 미국과 함께 중국 포위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도 "미·일 동맹의 경제판"으로 불리는 TPP에 중국이 참가하면 중국 포위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는 11개국이 각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공산이 크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은 내다봤다. 본격적인 의견교환은 5월 베트남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본은 이번 회의에서 어디까지나 미국의 참여를 전제로 한 12개국 체제를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일본이 무망해 보이는 12개국 체제를 고집하는 것은 미국이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양자협상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당장 미국은 4월로 예정된 "미일경제대화"에서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이 미국을 뺀 "TPP 11"을 받아들이면 미국은 자국과의 양자협상을 용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소지가 크다. 12개국 체제를 고수하면 미국이 양자협상을 제의해 오더라도 "TPP 이상의 양보는 어렵다"고 주장할 근거로 삼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베 총리는 12개국 체제의 TPP가 "다양한 협상을 거쳐 쌓아 올린 유리세공"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깨지기도 쉬운 셈이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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