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오스카 2급' 핵 잠수함, 순항미사일 잠수함으로 탈바꿈

입력 2017-03-09 16:33  

러시아 '오스카 2급' 핵 잠수함, 순항미사일 잠수함으로 탈바꿈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72발까지 장착, 화력 등 성능 개량작업 통해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러시아의 '오스카 2'급 핵 추진 잠수함이 장거리 순항미사일 전용 잠수함으로 탈바꿈한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유리 보리소프 국방 차관을 인용, 러시아 정부가 극동 지역 조선소에서 오스카 2급 잠수함의 무장체계를 3M-54 '칼리브르'(Kalibr) 순항미사일 체계로 교체하는 것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성능 개량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리소프 차관은 "칼리브르 미사일 체계 외에도 항법과 해저 생명유지 체계 등도 최신형으로 교체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949A 안테이 계획'으로 부르는 오스카 2급 잠수함은 만재배수량이 2만4천t으로 웬만한 소형 항모와 맞먹는다. 냉전이 한창이던 1980년대에 미 해군 항모전단 타격을 위해 모두 11척이 건조된 이 잠수함은 현재 8척만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오는 2030년까지 이 잠수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작업에 착수했다.




잠수함 영화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붉은 10월호'(The Hunt for Red October)로 유명해진 이 잠수함의 현 무기 체계의 핵심은 24기의 P-700 그라니트 대함 순항미사일이다.

서방에서 SS-N-19 '쉽랙'으로 불리는 그라니트 미사일은 중량 750∼1천㎏의 고폭탄두나 500kt급 핵탄두를 탑재하고 627㎞ 밖의 미 해군 항모전단을 어렵잖게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개량작업이 완료되면 오스크 2급 잠수함은 그라니트 미사일 대신 최대 사거리 2천500㎞에 500㎏의 고폭탄두나 500kt급 핵탄두를 장착한 칼리브르 순항미사일과 최대 사거리 300㎞에 250㎏의 고폭탄두를 단 P-800 오닉스(야혼트) 대함 순항미사일을 최대 72발까지 장착할 수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지중해 동부 시리아 해안 인근에 배치된 흑해함대 소속 초계함 두 척에서 세 발의 카리브르 미사일을 시리아 내 반군 조직 자바트 파테 알샴 근거지로 발사해 파괴, 위력을 입증했다. 또 2015년 10월에도 카스프해 함대 소속 함정에서 시리아 내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기지들을 향해 발사해 큰 피해를 입혔다.

데이비드 센시오티 등 미 군사 전문가들은 오스카 2급 잠수함이 러시아 핵 추진 잠수함들 가운데 가장 소음이 적어 탐지가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예비역 해군 대령 출신으로 미 안보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 소속 제리 핸드릭스 분석가는 "대함 순항미사일이 아니라 적재한 어뢰만으로 미국과 프랑스의 항모전단을 침몰시킬 수 있는 것이 오스카 2급 잠수함"이라면서, 칼리브르 미사일과 오닉스 미사일 체계로 재무장하면 위력 면에서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sh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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