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에서 무럭무럭 성장한 휠체어 컬링
테스트이벤트에서 캐나다, 미국 격파…세계 6위로 가능성 발견
(평창=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휠체어 컬링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전을 펼치던 2002년 1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현지 실사에 맞춰 강원 장애인 스포츠후원회와 대한컬링연맹이 휠체어 컬링 보급 방안을 협의한 게 첫걸음이 됐다.
이후 장애인 선수 9명이 강원도청 팀에서 장비를 지원받아 훈련하면서 한국 휠체어 컬링의 토대가 마련됐고, 2003년 8월 첫 클럽이 창단하면서 뿌리를 내렸다.
초창기 휠체어 컬링의 환경은 열악했다.
휠체어 컬링 대표팀조차 훈련 장소를 구하기 힘들 정도였다. 대표팀은 2010년 밴쿠버 패럴림픽을 앞두고 이천 장애인훈련원 수영장 물을 얼려 훈련하기도 했다.
짧은 역사와 주변의 무관심, 열악한 환경 속에도 한국 휠체어 컬링은 무럭무럭 자랐다.
대표팀은 밴쿠버 패럴림픽에서 단체전으로는 처음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휠체어 컬링은 2018 평창 패럴림픽에서도 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 휠체어 컬링의 수준은 세계 4~5위권이다.
러시아가 압도적인 기량으로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 스코틀랜드, 미국, 노르웨이, 스위스, 독일, 중국, 한국 등이 2위권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러시아를 제외하면 실력 차가 적어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메달 색이 바뀌곤 한다.
한국은 일찌감치 평창 패럴림픽 메달 획득을 목표로 순조롭게 준비과정을 밟고 있다.
1차 선발과정으로 통해 국가대표 후보 8명을 뽑았고, 올여름 평창 패럴림픽에 출전할 대표팀 선수 5명을 최종 선발할 계획이다.
대표팀은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패럴림픽 테스트이벤트 겸 세계휠체어 컬링 선수권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대표팀은 9일 열린 예선 라운드에서 중국에 4-5로 석패해 참가국 10개국 중 6위를 기록했다.
비록 4강 진출엔 실패했지만, 강팀 미국과 캐나다, 스위스, 핀란드에 승리하는 등 가능성을 발견했다.
노르웨이 전과 중국전에선 단 1점 차로 패했다.
대회에 참가했던 대표팀 홍일점 조민경(경남 장애인체육회)은 "4강 진출에 실패해 아쉽지만, 세계의 벽이 그리 높지 않다는 걸 확인했다"라며 "훈련 환경이 좋아진 만큼, 남은 1년 동안 잘 준비한다면 패럴림픽 메달 획득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패럴림픽이 개막하는 내년 3월까지 이천훈련원 휠체어 컬링 전용 경기장에서 집중적으로 훈련할 계획이다.
이 경기장은 휠체어 컬링 선수들을 위해 지난 1월 개관했다.
국내에 휠체어 컬링 전용 경기장이 생긴 건 처음이다.
cy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