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미국의 무역적자가 급증했다며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한미FTA로 미국의 수출이 오히려 늘었으며, 재협상 등을 통한 조건 변경 시 미국 업체들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도널드 만줄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이 지적했다.
만줄로 소장은 특히 단지 양국 간의 상품 거래뿐 아니라 서비스 분야까지 아울러 종합적으로 한미FTA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줄로 소장은 8일(현지시간) 의회전문지 더 힐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미 연방하원 의원 출신인 만줄로 소장은 먼저 "(의원 시절이던) 2011년 한미FTA 비준안 표결 때 찬성표를 던질 기회가 있었다"면서 "한미FTA는 한미 양국의 다른 두 개 정권을 거치며 수년간 협상을 벌인 결과물로, 상·하원에서 초당적 지지로 통과됐다"고 회고했다.
만줄로 소장은 이어 미 무역대표부(USTR)의 최근 보고서를 거론,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 어젠다에는 한미FTA 발효 이후 5년간 양국 간 무역수지 불균형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를 표명한 부분이 있다"면서 "그러나 그 어떤 국제경제 관계에서도 상품부문의 무역수지가 전체 그림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USTR이 인용한) 같은 통계를 보면 미국에 대한(對韓) 상품수지 적자는 한미FTA 발효 이후 2016년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지난해 마지막 달에는 미국의 수출이 역대 최고치 기록 가운데 하나를 세웠다"면서 "더욱이 서비스 분야에서는 미국이 한국에 대해 항상 흑자를 기록해 왔고 지난해의 경우 역시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비스 교역을 포함하면 양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175억 달러로 줄어드는데 이것이 좀 더 정확한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의 통계를 보면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미국의 전체 수출은 2011년 이후 210억 달러(약 24조3천600억 원), 3.2%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만줄로 소장은 또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한미FTA 수혜 품목의 미국 수출은 18% 늘었지만, 비(非) 수혜 품목의 수출은 20% 감소했다"면서 "대표적인 수혜 품목이 한국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쇠고기인데, 2015년 미국의 쇠고기 수출은 31% 늘었고 그 결과 한국의 수입산 쇠고기 중에서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35%에서 42%로 증가한 반면 호주산은 57%에서 49%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FTA의 어떤 (조건) 변경 노력도 미국 생산업자들의 이런 향상된 시장접근 기회를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s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