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첫사랑' 김승수 "명세빈 아니었음 이렇게 몰입 못했다"

입력 2017-03-12 11:00   수정 2017-03-12 23:25

'다시, 첫사랑' 김승수 "명세빈 아니었음 이렇게 몰입 못했다"

시청률 20%대 고공행진…"인기 비결요? 연기 베테랑들 덕분이죠"

"100부작 결말 아직 몰라…젊을 때 지금처럼 성실하지 못해 아쉽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트렌디한 장르물 또는 막장으로 양분되는 드라마 트렌드 속에서 KBS 2TV 일일극 '다시, 첫사랑'은 최근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멜로의 정수를 보여준다.

극 중에서 8년 만에 다시 만난 첫사랑 하진(명세빈 분)과 '평범하게 행복한 삶'을 꿈꾸는 차도윤으로 분해 절절한 연기를 소화하고 있는 배우 김승수(46)를 만났다.

화면으로만 봐도 감정의 깊이가 웬만한 주말극 못지않은데, 일일극으로 소화하려니 아침부터 밤까지 촬영장에서 살아도 부족하다고 한다. 방송으로는 100부 중 7부 능선을 넘었고, 실제 촬영은 80%를 넘어섰으니 한창 후반부 스퍼트 중이다. 인터뷰도 촬영 중에 겨우 짬을 내서 이뤄졌다.

12일 여의도 KBS별관 근처에서 만난 김승수는 평균 시청률이 20%를 넘어선 '다시, 첫사랑'의 인기에 대해 "감사할 따름"이라며 "일일극일수록 안정된 연기력이 없으면 연기력 논란이 일어 몰입이 안 될 텐데 주연 4명의 연령대가 다른 일일극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라 그런 문제가 없어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라마 자체도 막장 요소라기보다 제목대로 첫사랑을 그리려고 노력한 덕분에 순수하게 공감을 얻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론 연기 경력 20년 차인 김승수에게도 일일극은 늘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그는 "촬영 현장 여건에 따라서는 눈물 흘리는 장면을 대여섯 번씩 찍어야 할 때가 있으니 평소에도 극 중의 감정을 지니고 지내야 한다"며 "집에 가서도 드라마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를 들으며 감정을 연결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하진의 아이인 가온(최승훈)을 향해 보여준 부성애 연기도 화제가 됐다. 참고로 김승수는 아직 미혼이다.

김승수는 "어렵긴 했지만 이만큼 나이를 먹고 이 연기를 해서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며 "제 아이는 없지만 자연스럽게 아이에 대한 애정이 생기더라. 정말 자식 같은 느낌이 든다. 젊었을 때 이 연기를 했으면 지금 같은 느낌이 안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약 30회 남은 후반부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도 가온과 만나는 부분을 꼽았다.

명세빈과 만난 감회도 남다르다고 한다. 두 사람은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내로라하는 '청춘스타'였다.

김승수는 "명세빈씨와는 예전에 주말극에서 부부 역할을 할 뻔했지만, 결국 못 만났다가 이번에 만났다"며 "저보다 훨씬 스타로서 자리하셨던 분이기에 만나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번 작품에 몰입을 잘할 수 있었던 계기도 '첫사랑'이란 이미지를 많이 가진 명세빈씨 덕분이었다"며 "처음엔 워낙 조용하고 단아해서 조금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연기하면서 친해지다 보니 명세빈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렇게 몰입하지 못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극 중 도윤과 하진은 가온도 찾고 다시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당연히 해피엔딩이죠?"하고 떠보듯 물으니 정말 자기도 모른단다.

김승수는 "'다시, 첫사랑'이란 제목대로 결말이 갈지 안 갈지를 배우들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현재 하진이가 정우(박정철)와 손잡은 상황인데 감정적으로 가까워지는 모습이 그려져 다시 도윤에게 돌아갈 수 있을지…"라며 걱정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는 "한 주마다 대본이 나오는데 늘 예상치 못한 전개가 벌어지는 탓에 결말을 모르겠다"며 "물론 개인적으로 도윤과 하진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승수는 성실한 배우다. 20년 동안 늘 일터를 떠나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년간 활동을 잠시 돌아보며 아쉬운 점과 행복했던 점을 담담히 꼽았다.

김승수는 "젊었을 때는 좀 한눈을 팔기도 했기에 지금처럼 성실하지 못했던 면이 아쉽다. 정신없이 많은 작품을 했지만 더 집중력을 갖고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그럼에도 늘 한 작품이 끝날 때쯤 또 다른 프러포즈가 오고 그 기간이 10년 이상 지속한 건 천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정된 연기력을 가졌다 보니 우리는 일일극이나 주말극에서 그를 자주 만나왔다. 그러나 그도 트렌디한 장르물이나 영화에 대한 욕심이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김승수는 "최근 tvN 등에서 방송하는 독특한 작품들을 보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며 "촬영현장이 기성 시스템과는 다르니 맡겨준다면 한 번쯤 해보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캐릭터도 제가 해왔던 건 전부 전문직종이었는데 한 번쯤은 평범하고 자유분방한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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