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도시바, 결산발표 재연기설 속 각종 회생책 난무

입력 2017-03-1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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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 도시바, 결산발표 재연기설 속 각종 회생책 난무

"미 연방파산법 절차 검토"…"웨스팅하우스 매각도 검토"

반도체 기술유출 우려…"미일 연합체에 매각해야"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미국 원전사업에서 수조원대 손실이 드러나며 2월 14일로 예정했던 결산(2016년 4~12월) 발표를 허겁지겁 한 달 연기했던 도시바(東芝)가 다시 결산발표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전사업의 손실 규모나 웨스팅하우스(WH) 비용증가를 적게 보이게 하려 압박한 것 등에 대해 일본과 미국 감사법인이나 변호사 사이에 의견이 여전히 갈려 있기 때문에 초래된 일이다.




10일 아사히·니혼게이자이·마이니치 신문 등에 따르면 도시바는 한 차례 연기한 결산발표를 오는 14일까지 하려 했지만, 손실규모나 회생 방안에 대한 이견으로 재연기 사태에 처해 있다.

이와 맞물려 도시바 회생 문제를 놓고 각종 방안이 난무하고 있다.

마이니치는 도시바가 WH를 미 연방파산법 11조(챕터11)를 적용할 경우 새로 2천600억엔(약 2조6천100억원)의 손실 발생을 추산했다. 도시바 내에선 미 파산법에 따라 일시적으로 손실을 계상하더라도 법적 정리에 의해 미 원자력발전 사업에 따른 장래의 손실리스크를 차단하자는 안이 유력한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준비를 위해 도시바는 일본과 미국에서 변호사 사무실 등에 의뢰해 파산법 11조 절차나 적용할 경우 영향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미 연방파산법 11조는 거액의 부채 때문에 경영난에 처한 기업이 신청, 부채를 정리해 기업 회생을 노리는 절차다. 과거 제너럴모터스(GM), 이스트만 코닥, 아메리칸항공 등 유명한 미국 기업이 신청한 바 있다.




도시바가 WH를 자회사에서 제외해 원자력발전 부문 리스크를 분리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이렇게 되면 도시바는 해외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셈이 된다.

도시바는 2006년 WH의 주식 77%를 4천900억엔(당시 환율)에 취득, 해외원전사업을 가속하는 전략을 폈는데, WH를 중심으로 7천125억엔의 손실을 계상하는 사태가 발생, 경영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도시바가 WH를 자회사에서 제외하려 해도 인수 후보가 없다는 점이다. 니혼게이자이는 히타치제작소 등 일본기업은 물론 해외에서도 출자에 전향적인 기업은 없다며 난항을 예상했다.

도시바는 모회사로서 WH 채무를 보증하고 있다. WH가 파산법 적용을 받게 되면 보증을 지불하기 위한 대비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거래은행에 수천억엔 규모 추가융자 요청도 검토 중이다.

도시바는 거래 금융기관 등에 결산발표 재연기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거래은행들이 '채무자구분'에서 도시바의 신용등급을 낮추는 변수도 떠올랐다.

아사히에 따르면 은행들은 거래선(先)을 '정상선' '요주의선' '파탄우려선' '실질파탄선' '파탄선' 으로 구분하는데, 일부 대형은행이 도시바를 요주의선으로 내려 수십억엔대 충당금을 쌓게 했다.

지방은행이나 소규모 은행에서는 도시바에 대한 재융자 거부 움직임도 생기고 있다.

도시바는 일본에서도 원전 폐로나 보수서비스를 제외하고는 분사 등을 통해 원전사업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시작했다. 이런 회생 계획을 14일 결산발표에서 공개할 예정이었다.

회생작업은 미국과 외교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미 정부가 WH 사업에 83억달러(약 9조5천956억원)의 채무보증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도시바가 WH의 파산보호신청을 할 경우 미 정부가 반발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과 일본 정부까지 개입돼 도시바 회생 문제가 진통을 겪을 수 있다. 파산법이 적용될 경우 WH는 향후 발생하는 잠재적 채무를 털어낸 뒤 사업을 계속하며 회생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런데 WH가 미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원전 2기에 미국 정부가 거액 융자보증을 한 점이 변수다. 원전건설이 크게 늦어져 원전건설자금 변제가 늦어지면, 미 정부 보증부문이 미국민의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도체사업 매각에도 정부압력이 예상된다. 도시바는 될 수 있으면 높은 가격에 팔아 재무기반을 근본적으로개선할 방침이지만 첨단기술이 경합국에 유출되는 것을 일본과 미국 정부도 문제시한다.




이에 따라 "조금 싸더라도 좋기 때문에 일본과 미국 기업 연합에 파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상공회의소나 게이단렌 등 재계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tae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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