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규군 투입, 시리아 무력 개입 확대 신호탄?

입력 2017-03-10 11:42  

美 정규군 투입, 시리아 무력 개입 확대 신호탄?

중부사령관, 400여명 정규군 병력 추가 투입 필요성 강조

터키, 러시아 등 이해당사자 많아 단기간 투입 가능성 우세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행정부가 정규군인 해병대 병력 파견을 시작으로 시리아에 대한 개입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시리아 내전 개입에 소극성을 보여온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차별성을 강조해온 트럼프 행정부는 시리아 락까를 근거지로 하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본격화하기 위해 미군 일선 지휘관들의 작전 재량권 확대를 검토하고 이어 해병대 곡사포중대를 락까 탈환전 화력 지원을 위해 파견했다.

또 IS 격퇴전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의 조지프 보텔 사령관도 시리아에 대한 미군 정규병력의 추가 파병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개입이 확대될 조짐이 나오면서 이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 월스트리트 저널(WSJ), 가디언 등 외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보텔 사령관 "정규군 병력 더 필요"…최소 400명 이상 증파 예상


보텔 사령관(대장)은 락까 탈환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활동 중인 병력 외에도 미군 정규군 병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락까 탈환전의 주역인 쿠르드·아랍 연합 시리아민주군(SDF) 등 친미(親美) 반군 세력에 대한 군사 훈련과 자문을 담당하는 500여 명의 특수부대원들과 이들의 화력 지원을 위해 급파된 제11 해병원정대(MEU) 소속 155㎜ M777 곡사포중대와 레인저 요원들로 이뤄진 기동타격대 외에 미군 정규군 병력이 증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텔 사령관은 증파에 필요한 구체적인 병력 규모와 장소는 작전보안을 이유로 언급하지 않은 채 치안유지, 무장세력 간 우발충돌 방지 같은 안정화 작전을 위해서는 추가 병력 파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추가 파병 병력이 기존의 특수부대원들과 혼성부대를 구성해 작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수부대원들과 정규군 병력을 섞어 작전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중부사령부의 존 도리언 대변인은 "대략 400명가량의 미군 병력이 락까 탈환전 지원을 위해 단기간 파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리아 내 미군 병력 상한선을 503명으로 책정한 오바마 행정부의 '엄명'은 해병대원, 레인저 요원 등의 파견으로 이미 700명 선을 넘어섰다고 미정부 소식통은 밝혔다.

앞서 로이터 통신도 트럼프 행정부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 격퇴전을 지휘하는 미군 일선 지휘관들이 유사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쿠웨이트 주둔 병력과 별도로 1천 명 규모의 예비병력을 쿠웨이트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 "미군, 작전 자문과 화력 지원에 주력할 듯"…오바마 작전전략 답습



뉴욕 타임스는 락까 탈환전과 관련한 미국의 군사전력이 이라크 내 IS 최대 거점인 모술 탈환전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탈환전에 나선 이라크군을 위해 미군은 표적에 대한 공중 타격, 로켓포와 곡사포 등을 동원한 화력 지원과 작전 자문 등 오바마 행정부에서 짜놓은 작전계획을 락까에서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풀이다.

락까에서 미군은 화력 지원과 작전 자문에, SDF 등 선봉에 나선 반군들은 지상전에 각각 주력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군은 이미 시리아에서 공습을 해왔으며, 북부 지역에 고기동 다연장 로켓 시스템(HIMARS)을 배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 직전 락까 탈환전에 AH-64 아파치 공격헬기 사용을 승인했다.







155㎜ M777 곡사포 6문을 갖춘 해병대 포병중대와 이를 지원하는 병참 병력 등의 시리아 파견도 이 전략의 일환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덧붙였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락까와 모술 상황이 완전히 틀리기 때문에 예단할 수 없다는 얘기다. 트럼프 행정부가 '극적인 반전'을 통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부와 손을 잡지 않고서는 시리아에서 미군이 국가 차원의 군사적 제휴를 맺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 터키와의 불화도 변수…복잡한 이해관계로 미군 개입 제한적 전망 우세



미국은 터키와 '앙숙'인 쿠르드족이 중심인 SDF를 락까 탈환전의 선봉장으로 계속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으로 미국의 우방인 터키는 자신들과 시리아 내 지지 반군 세력이 앞장서야 하며,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미국과의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터키는 IS 등 시리아 내 목표에 대한 공습 발진기지인 인지를릭 기지의 폐쇄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비쳤다. 인지를릭 기지 폐쇄 같은 위협이 현실화하면 원활한 작전 수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미군 관계자들은 우려했다.

최근 SDF가 IS로부터 되찾은 시리아 북부 만비즈에 레인저 요원들로 구성된 미군 기동타격대 병력이 출현한 것도 터키와 SD F간의 무력충돌을 막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터키 외에도 붕괴 위기 직전까지 내몰렸던 알아사드 정권 유지에 버팀목으로 작용해온 러시아와 레바논 무장조직 헤즈볼라, SDF를 중심으로 한 반군 등 첨예한 이해관계를 가진 세력들 간에 주도권 쟁탈전과 이를 둘러싼 균열 조짐이 가시화하기 시작한 것도 미군 개입 확대에 부정적인 요소라고 분석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락까 탈환전의 빠른 성공을 위해 필요한 병력과 화력을 단기간에 투입할 뿐 러시아, 터키 등과의 충돌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개입을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sh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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